농촌에서 여성 농업인들이 마주하는 현실은 오랜 고충의 연속이다. 특히 하루 종일 밭에서 작업하며 생리적 필요를 해결하기 어려운 화장실 문제는 단순한 불편함을 넘어 그들의 건강권과 존엄성을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로 자리 잡고 있다. 남성 농민들도 들녘에서 비슷한 어려움을 겪긴 하지만, 여성 농업인들의 경우는 더욱 민감한 생리적 문제와 건강에 직결되기 때문에 그 피해가 크다.
여성 농업인들은 작업 시간 동안 화장실을 찾기 어려워 생리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물을 삼가는 경우가 많고, 이로 인해 방광염과 신장질환 같은 건강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 작업 도중 멀리 있는 화장실을 왕복하는 데 드는 시간과 체력 소모를 감안해 야외에서 해결할 수밖에 없지만, 최근 농촌에서도 드론 촬영이 활발해져 사생활 침해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는 여성 농업인들에게 정신적 스트레스와 불안감을 안겨 주고 있으며, 작업 환경을 더욱 열악하게 만들고 있다.
현대의 농업은 여성 농업인들의 노고와 희생을 바탕으로 유지되고 있지만, 화장실 문제와 같은 기본적 편의시설조차 갖추어지지 않은 현실은 이들의 권리를 충분히 보장하지 못하는 큰 문제로 남아 있다. 이로 인해 많은 여성 농업인들이 건강상의 어려움을 겪고, 그들의 삶의 질은 떨어지고 있다. 또한, 여성 청년들의 농업 진입을 방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며 농업 발전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여성농업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40대 이하 여성 농업인의 11%가 들녘 화장실 부족으로 인한 불편을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았다. 이는 단순히 불편함을 넘어 직업인의 존엄성과 건강을 위협하는 요소이자, 농촌 인구 감소 문제 해결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내 일부 지자체에서는 간이 화장실 설치 지원 사업을 시작했다. 강원도는 화장실 구입비를 최대 270만 원까지 지원하여 농업인들이 들녘에서 사용 가능한 화장실을 설치하도록 돕고 있다. 충남도 또한 친환경 화장실 설치 사업을 올해부터 시행하면서 이 문제를 해결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는 긍정적인 변화의 신호이며, 더 많은 지자체와 중앙 정부가 여성 농업인들의 권리를 보장하고 그들의 작업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다른 국가들의 사례를 살펴보면, 미국과 유럽에서는 들녘 작업을 하는 농업인들을 위해 이동식 화장실을 비롯한 다양한 시설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다. 농업 활동이 활발한 지역에는 근처에 간이 화장실을 배치하고, 이를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책을 통해 농업 종사자들의 건강권을 보장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러한 사례를 참고하여 여성 농업인의 생리적 불편함을 해결하기 위한 지원 체계를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농업인들의 화장실 문제를 단순히 생활 편의성의 문제가 아닌, 건강권과 인권이 걸린 중요한 문제로 바라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특히 여성 농업인의 경우 장시간 노동과 열악한 작업 환경으로 인해 방광염, 피부염 등 여러 질환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으며, 그들의 건강 악화는 농촌 사회 전체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정부와 지자체는 화장실 문제를 비롯해 여성 농업인의 건강과 복지를 위한 종합적인 지원책을 마련하여 이들의 고충을 덜어 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여성 농업인들이 안심하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농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은 어려울 것이다. 청년 여성 농업인들의 농촌 유입이 감소하는 현실에서, 여성 농업인의 기본적 권리와 작업 환경을 개선하는 정책적 지원은 농업 인구의 유지와 농촌 경제 활성화를 위해 필수적이다. 화장실 문제는 단순한 편의시설의 필요성을 넘어 여성 농업인의 건강권과 인권을 보장하는 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정부와 지자체는 이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여성 농업인이 존중받으며 건강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적극적으로 이어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