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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슴이 뜨거웠습니다
    한여름 태양보다 더 뜨거웠습니다. 객석을 가득 채운 홀 안의 시민들은 자신도 모르게 박수가 터져 나왔습니다. 그 열기는 바로 미래의 서산을 그려내는 이완섭 서산시장이 뜨거운 열정으로부터 비롯하였습니다. 그는 웅변으로 말하지 않았습니다. 선동이나 화려한 말솜씨가 아니었습니다. 오직 멀지 않아 바로 펼쳐질 꿈같은 그러나 결코 꿈이 아닌 서산의 청사진을 눈앞에 펼쳐 보였습니다. 무엇을 했다는 자랑이 아니라 서산의 푸른 미래를 보여주는 자리였습니다. 지난 7월 2일 오후 2시 ‘시정 비전 및 성장거점사업 설명 및 시민 의견 수렴의 자리’가 서산시문화회관 대공연장에서 열렸습니다. 사회는 서산시 홍보대사인 방송인 조영구 씨가 맡았습니다. 그는 전문 MC답게 준비한 영상물과 이완섭 시장의 설명을 토크쇼 형식을 빌려 능숙하게 진행하였습니다. 때로는 박수를 유도하기도 했고 중간엔 그의 본업을 살려 서너 곡의 노래도 선사하였습니다. 교통은 동맥과 같습니다. 그 동맥이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로 뻗어가려고 하는 곳이 바로 서산입니다. 이곳 서산에서 땅에서, 바다에서, 하늘에서 그 길이 열리고 이런 천혜의 도시를 그는 만들려 하는 것이고 그리고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먼저 뱃길을 열었음을 설명했습니다. 지난 5월에 충청권 최초로 국제크루즈선이 성공적 운행하여 많은 고객으로부터 찬사를 받았으며 이를 계기로 더 다양한 선사와 접촉하여 더 많은 운항을 할 수 있게 하겠다고 했습니다. 두 번째는 하늘길이 열리고 있음을 설명했습니다. 현재 서산공항 기본계획 수립 용역과 전략환경영향평가가 공동으로 착수했다고 합니다. 구체적으로 2026년 착공하여 2028년 개항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했습니다. 땅 위 길은 이미 지난해 서산과 영덕 간 고속도로는 착공하여 진행하고 있으며 향후 중부권 동서 횡단 철도, 내포 태안 철도, 대산항 인입 철도, 충청 내륙 철도 등은 이미 대통령 공약사항인 동시에 도지사, 시장 모두의 공약사항임으로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을 약속했습니다. 그 외에도 시청사 건립, 석남동 일원에 세워질 문화예술 타운, 양대동의 자원회수시설, 톨게이트 경관 개선 등을 설명했습니다. 또한 대각선 횡단보도 같은 시민의 관심 사항도 언급하며 특히 전국 최고 수준의 보훈 수당을 인상하여 나라를 위해 헌신한 분들과 유족들을 위로하고 그 뜻을 기렸다고 했습니다. 이완섭 시장은 다양한 사업과 계획을 설명하면서 규모와 진행 상황의 각종 수치를 원고도 보지 않고 술술 풀어 설명했습니다. 진행을 맡은 조영구 사회자는 그러한 모습의 시장을 가리켜 천재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천재라 해도 그 많은 숫자를 어떻게 다 기억할 수 있을까요? 그것은 천재가 아니라 추진하고 있는 사업별로 그가 얼마나 심혈을 기울여 고심하고 있는가를 보여준 것입니다. 아랫사람이 써준 원고가 아니라 직접 발로 뛰고 앞장서서 추진하고 있다는 걸 증명했습니다. 귀를 기울이고 있던 시민들은 그걸 느끼면서 자신도 모르게 박수가 터져 나왔습니다. 그 열정이 고스란히 전해져 왔습니다. 가슴이 뜨거웠습니다. 앞으로 펼쳐질 서산의 미래를 눈으로 확인하며 공감하여 자연스럽게 두 손 모아 손뼉을 쳤습니다. 호수공원에 조성될 초록광장을 설명할 때는 다소 격앙된 모습을 보였습니다. 일부 반대하는 분들의 주장에 안타까움이 은연중 드러났습니다. 그러나 100% 찬성이 어디 있습니까?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 어쩌면 일부의 반대는 당연한 일입니다. 아무리 좋은 일도 반대는 있었습니다. 경부 고속도로도 그랬고 제주 강정 마을 해군기지, 그리고 청선산 터널도 그랬습니다. 그때는 그들의 주장도 일리가 있는 듯했습니다. 비슷한 주차 공간을 확보하면서 새로운 푸른 광장이 생긴다면 오히려 ‘환경친화적 사업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더구나 유사시 대피소로 사용할 수 있다고 하니 일석삼조가 아닐까 생각되었습니다. 호수공원 주차장 위에 세운 조감도를 보면서 전에 보았던 프랑스 안시 호수의 푸른 잔디에 삼삼오오 모여 즐기던 사람들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땅길, 하늘길, 바닷길이 열린 사통팔달의 도시에서 산다는 건 얼마나 큰 축복인가요? 사회기반시설과 사회간접자본의 확대는 성장 거점에 필수 항목입니다. 거기에 문화로 먹거리를 삼는다면 대한민국 최고의 살기 좋은 명품도시가 될 것입니다. 용장(勇將) 밑에 약졸(弱卒) 없고 약장(弱將) 밑에 용졸(勇卒)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한 마리의 사자가 이끄는 일백 마리의 양 떼는 한 마리의 양이 지휘하는 일백 마리의 사자 떼를 이긴다는 말도 있습니다. 날개를 펴고 웅비하려는 서산의 모습을 그려보며 설명회 내내 가슴이 뜨거웠습니다. /목사·시인·수필가·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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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07-09
  • 유방암 검진
    현재 우리나라에서 여성암 발생률 1위를 차지하는 암은 유방암이다. 유방암 발생이 증가함에 따라 유방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대부분의 여성들은 유방암 검진을 언제, 어떤 간격으로, 어떤 방식으로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제대로 알고 있는 경우가 거의 없는 듯 하다. 한국 유방암협회에서의 유방암 검진 지침은 ▷30세 이상에서는 매월 유방 자가 검진 ▷35세 이상에서는 2년 간격으로 의사에 의한 임상 검진 ▷40세 이상에서는 1-2년 간격으로 임상 검진과 유방 촬영술을 시행하는 것이다. 유방 자가 검진은 생리가 끝나고 3-5일 후에 멍울이 만져지는지, 유두 함몰이 있는지, 오렌지 껍질처럼 변한 부분이 있는지, 유두 분비가 있는지 등을 확인하는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여성들은 설명을 들어도 제대로 하는 경우가 드문데다가 유방의 크기, 흉곽의 모양, 유방 조직의 밀도 등의 문제로 제대로 검진을 하기가 어렵다. 실제로 뭔가 만져진다며 내원하는 여성들의 말을 들어보면 본인이 멍울을 느낀 경우는 많지 않고, 대개는 남편, 남자 친구, 목욕탕 때밀이 분이 뭔가 만져진다고 하여 내원하는 경우가 많다. 결국 자가 검진의 효용성은 상당히 제한적이라고 볼 수 있다. 유방암 검진을 위한 검사에는 유방 촬영술, 유방 초음파, 유방 MRI등이 있다. 유방 촬영술은 보통 40세 이후부터 국가 암검진 사업으로 2년마다 시행한다. 유방 촬영술은 유방암 검사의 기본 항목이며, 유방 촬영 후 판독 소견을 보면 대개 세가지 정도의 소견으로 나타난다. 치밀 유방은 유선 조직이 많음을 의미하며, X-ray beam이 치밀 유방을 통과할 수가 없어서 사진에서는 그냥 하얗게 보이게 되어 유방에 멍울이 있어도 사진상에 나타나지 않는다. 동양 여성들은 거의 모두 치밀 유방 소견을 보이기 때문에 유방 촬영만으로는 유방 내 멍울의 유무를 판단하기 어렵다. 석회화: 석회화는 양성 석회화와 악성 석회화가 있다. 거의 대부분은 양성 석회화 소견이지만 드물게 조기 형태의 유방암에서는 악성 석회화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양성 석회화는 악성 석회화보다 크기가 크고, 둥글며 가운데 부분이 약간 어둡다. 악성 석회화는 작고, 모양이 일정치 않고, 숫자가 많으며 다양한 패턴으로 분포한다. 악성 석회화가 의심되는 경우 유방 초음파를 시행해서 멍울이 동반되었으면 조직 검사를 하고, 초음파상에서 혹이 보이지는 않으나 악성이 의심되는 경우엔 유방 촬영 장비를 이용해서 바늘을 석회화 위치에 넣고 간단한 수술을 통해 조직을 얻어서 검사를 하게 된다. 비대칭: 양측 유방 모양이 대칭적이지 않은 국소 음영이 있다는 뜻으로 간혹 유방 초음파에서 멍울이 발견되는 경우가 있다. 거의 대부분의 유방암은 멍울 형태로 나타나게 되는데, 동양 여성들은 치밀 유방이라 유방 촬영에서 멍울이 보이는 경우가 많지 않으며 또한 치밀 유방이 아니라고 해도 흉곽 모양이나 멍울의 깊이, 위치에 따라 유방 촬영상에서 멍울이 보이지 않는 경우도 있어서 동양 여성들의 유방 검진에는 꼭 유방 초음파가 동반되어야 한다. 유방암의 위험 요인으로는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젠과 유방암 가족력이 가장 확실하게 알려져 있다. 에스트로젠에 많이 노출될수록 유방암의 위험도는 높아진다. 따라서 초경이 빠르거나, 폐경이 늦은 경우, 비만 등은 에스트로젠에 노출되는 시간을 늘여 유방암의 위험도를 높인다. 또 유방암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도 유방암의 위험도는 올라간다.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는 가족인 유방암 환자의 나이가 젊을수록, 유방암 환자와 유전적으로 가까울수록, 가족 내에 유방암 환자가 많을수록 유방암의 위험도는 올라간다. 최근 들어 영양섭취 수준이 높아지면서 초경이 빨라지고, 결혼 시기가 늦어지면서 첫 출산의 나이가 점점 올라가는 등 에스트로젠 노출이 많아지면서 유방암 발생 연령은 점점 낮아지고 유방암 환자 수도 증가하고 있는데 앞으로도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최근에는 암의 성장 속도가 무척 빨라지는 경향을 보이므로 정기적인 검진은 매우 중요하며 유방암의 위험 요인을 가졌다거나 가족력이 있는 경우엔 더욱 자주 정기 검진을 시행해야 한다. 유방암의 가족력이 없다거나 유방암의 위험 요인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하여 검진을 망설이는 분도 있다. 그러나 현재 발견되는 대부분의 유방암 환자는 가족력을 가지고 있지 않으며 유방암의 위험 요인을 가지지 않은 경우도 많다. 따라서 정기적인 검진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며, 유방암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는 보다 더 자주 정기검진을 하는 것이 좋으며 갑자기 뭔가 멍울이 느껴진다면, 검진한 지 얼마 안되었더라도 다시 초음파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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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07-09
  • “아! 그 유명한 팔봉산 감자네요”
    초등학교 국어 교과서에 감자를 소재로 한 글이 두 개가 실렸었다. 하나는 장만영 시인의 ‘감자’다. 「할머니가 보내셨구나/ 이 많은 감자를/ 야. 참 알이 굵기도 하다/ 아버지 주먹만이나 하구나.// 올 같은 가물에/ 어쩌면 이런 감자가 됐을까?/ 할머니는 무슨 재주일까?// 화롯불에 감자를 구우면 할머니 냄새가 나는 것 같다. (후략)」 선생님은 이 시를 읽은 후 “‘이 많은 감자를’보다 ‘할머니가 보내셨구나’를 앞에 쓴 것은, 감자의 양보다도 할머니가 보내주신 것에 대한 고마움을 나타낸 것”이라고 강조하셨다. ‘화롯불에 구우면 할머니 냄새가 나는 것 같다’라는 대목에서 “할머니의 사랑과 그리움을 느껴보라”고도 하셨다. 예상대로 시험에 나왔다. 또 하나는 권태응 시인의 ‘감자꽃’이다. 「자주 꽃 핀 건 자주감자 파보나 마나 자주감자/ 하얀 꽃 핀 건 하얀 감자 파보나 마나 하얀 감자」 꽃만 보고도 땅속에 있는 감자가 자주색인지, 하얀 색인지 색깔을 알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신기하고 재밌는지 그 말을 입에 달고 뛰놀았다. 초등학교 5학년 무렵이었다. 강원도 광산촌을 배경으로 한 영화 ‘구름은 흘러도’를 지금 1호 광장에서 홍성방면 신협 부근쯤에 있던 서산극장에서 단체 관람했다. 또래의 아이들이 주인공으로 나왔다. 대부분 가난하고 배가 고팠던 시절, “감자를 얼마나 먹었어? 쌀을 얼마나 먹었어?”라는 대사가 크게 들렸다. 김동인의 단편소설 ‘감자’도 가슴을 무겁게 했다. 가난하지만 정직한 농부의 딸로 바르게 성장한 복녀는 돈에 팔려가 만난 남편 때문에 지독한 가난에 시달린다. 빈민촌에서 허드렛일로 생계를 이어가다 송충이 잡는 일에 나섰고, 감독의 유혹에 빠져 쉽게 돈 버는 일을 한다. 어느 날 감자를 훔치다 들켜서 감자 주인인 왕서방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는다. 결국 비극을 맞는다. 곤궁한 처지의 아픈 인생을 상상하다 보면 목에 걸린 찐 감자처럼 가슴을 답답하게 한다. 여름 방학 때 큰댁에 가면 마당에 멍석을 깔고 모깃불을 피우면서 죽 둘러앉았다. 대바구니에는 찐 감자와 옥수수가 가득했다. 사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가운데 여름밤은 깊어졌다. 감자와 고구마는 같은 듯하지만, 감자는 줄기가 뭉친 것이고 고구마는 뿌리가 뭉쳐 자란 것이라는 것도 아마 그때 들은 것 같다. 감자는 고구마와 함께 대표적인 구황작물이었는데, 지금은 건강식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유럽에서도 즐겨 먹는다. 독일하면 맥주와 함께 감자가 떠오를 만큼 감자는 독일인의 주식이다. 독일에서 감자를 귀하게 여기고 주식의 자리를 차지하는 데는 일화가 전해온다. 남미에서 유럽으로 전해진 감자는 먹으면 이상한 병에 걸린다고 외면 받았다. 포로에게 먹이고 가축에게나 주는 사료로 썼다. 그러나 18세기 사람들에게 가장 큰 문제는 굶주림을 해결하는 일이었다. 이때 프리드리히 2세가 있었다. 왕은 묘안을 짜냈다. 우선 “감자는 왕실 요리에만 올릴 수 있다.”라면서 자신부터 감자를 먹는데 앞장섰다. 감자밭에 보초를 세워 지키게 하니 호기심을 품은 구경꾼들이 몰려들었다. 사람들은 보초를 두고 지킬 정도라면 대단히 귀한 작물로 인식하고 감자를 달리 보게 되었다. 밤에는 슬쩍 보초를 철수시켰다. 사람들은 경비가 허술한 틈을 타 감자를 서리해서 먹고 심기 시작했다. 왕이 의도한 대로였다. 사람들은 점점 감자를 주식으로 삼았다. 이때부터 왕을 ‘감자 대왕’으로 불렀다. 지금도 사람들이 그의 묘지를 방문할 때는 감자를 올려놓는다고 한다. ‘팔봉산 감자’는 ‘농수산물품질관리법’에 따라 감자 품목가운데서는 처음으로 등록된 지리적 표시제 농산물이고 보니 전국적으로 명성을 얻고 있다. 이는 우량 품종, 알맞은 토양과 재배 기술이 좋은 품질의 감자를 생산한 결과다. 시에서는 ‘고품질 씨감자’를 생산하고자 10년 동안 씨감자 안전 생산 체계를 구축하여 농가에 보급한다고 한다. 농업기술센터에서 조직배양으로 생산한 무병묘(無病苗)를 수경 재배하여 씨감자 생산자단체에 원종을 공급하고 이를 증식하여 농가에 보급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시와 생산자단체, 농민들이 합심 노력함으로써 품질 좋은 감자를 생산하게 되는 것이다. 예전에는 고랭지 씨감자를 구하러 강원도나 공주 유구 동해리까지 다녀야 했는데, 격세지감이다. 아무쪼록 우량 씨감자를 생산하고 재배 기술을 향상시켜 우량 감자의 명성이 이어지기를 소망한다. 연륜을 더하는 감자축제도 많은 사람들이 즐기게 하면 더욱 알려질 것이다. 오늘 점심은 팔봉산 기슭에서 자란 감자 몇 알과 우유 한 잔으로 대신했다. 하얀 분이 돋고 포슬포슬하니 보기에 좋고 맛도 구수했다. 시장에서 사 먹던 것과는 완연히 다르다. 지인들에게 보냈더니 “아! 그 유명한 팔봉산 감자. 고마워요. 잘 먹을게요”라는 전화가 왔다. ‘어제 뽀얀 감자로 저녁을 먹었습니다. 참 즐거운 계절의 맛이었습니다.’라는 문자를 보내준 분도 있다. 고향 분들의 땀과 정성, 팔봉산 정경, 가로림만 갯바람까지 전해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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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07-02
  • 정의의 강
    보다가 두어 번 던지는 게 요즘 신문입니다. 온통 비난과 비판의 활자가 지면을 채우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리저리 돌리다가 결국 꺼버리는 게 요즘 TV입니다. 호통과 헐뜯는 모습만 보이기 때문입니다. 안 보고 안 들으면 편할 텐데 그래도 보고 듣게 되니 그래서 더 속상합니다. 저들은 얼마나 깨끗하고 바르게 살기에 저렇게 남을 비난하고 호통치는지. 하도 유명한 사람들이어서 가끔은 그들의 행적이 드러나기도 하는데. 그런데도 참 뻔뻔스럽게 비난하고 혼자만 잘난체하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요즘을 흔히 ‘내로남불 시대’라고 합니다. ‘내가 하면 로맨스요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말의 준말입니다. 애초에 박희태 전 국회의장이 대변인 시절에 처음으로 했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요즘처럼 사람들 입에 자주 오르내리는 때는 일찍이 없었습니다. 이제는 표정 하나 바꾸지 않고 ‘내로남불’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내로남불’의 무감각 사회가 되었다고 합니다. 국민대 박규철 교수는 내로남불의 무감각이 널리 퍼졌으면 우리 사회를 관통하는 정의의 강은 썩었다고 볼 수 있다고 했습니다. 독일의 아돌프 아이히만이 사람을 죽일 의도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결과적으로는 엄청난 사람을 죽음에 몰아넣었다고 했다고 했습니다. 이는 무감각이 가져온 결과라는 것입니다. 어느 언론인은 이 시대의 이런 풍조를 대책도 없고 치유책도 없다며 자조했습니다. 그저 갈 데까지 가보라고 탄식을 뱉어냈습니다. 정녕 이 땅에는 정의의 강은 썩고 말았는가? 낙심하며 보던 신문을 던지려다 책 한 권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얼마 전에 지인이 보내준 모 신문사에서 발행하는 월간지였습니다. 정치인들의 골치 아픈 이전투구의 기사보다 훨씬 나을 듯해 책을 집어 들었습니다. 목차를 뒤적이다가 ‘나의 선생님’이란 특집을 발견했습니다. 참으로 따뜻하고 감동적인 스승들의 이야기가 마음을 울렸습니다. 특히 ‘예수의꽃동네형제회’수사이신 신상현 인고자애병원 의무원장님의 이야기는 먹구름 가득한 마음에 아침 햇살처럼 가슴을 따뜻하게 해 주었습니다. 의과대학생 시절 본과 3학년 임상 실습 시간, 스승 민병석 박사님으로부터 “이 젊은 여성은 가난하고 고아라서 치료 시기를 놓쳐 이렇게 불쌍하게 죽어 가고 있습니다. 여러분 중에 누가 앞으로 이런 문제를 해결하겠습니까?”라고 물었을 때 혼자 마음속으로 “네, 교수님, 제가 하겠습니다.”라며 대답했고 지금까지 36년간 꽃동네에서 무언의 약속을 지키고 있다는 글이었습니다. ‘죄인인 저도 창설자의 가르침인 <나는 너만을 사랑한다. 네가 죄가 있든 없든> 이 말씀에 따라 보잘것없는 종입니다’라고 했습니다. 얼마 전에 전 홍성지청장 남문우 변호사님이 소설의 소재로 삼으면 좋겠다며 법률신문에 났던 송종의 전 법제처장의 글을 보내주었습니다. 93세 된 노인이 빌렸던 돈 1억 원을 갚겠다는 전화를 받았다고 했습니다. 26년 전 큰 사업체를 운영하는 큰 부자였는데 급히 필요하니 돈 1억을 빌려 달라고 했습니다. 평소 인품을 생각하여 차용증조차 받지 않고 1억 원을 빌려주었습니다. 그런 후 얼마 되지 않아 회사는 망하고 그는 종적을 감췄다고 했습니다. 송종의 처장님은 졸지에 거액을 잃고 힘들 때마다 스승으로부터 배운 여섯 글자로 괴로운 마음을 달랬다고 했습니다. ‘물기거이물추(物旣去而勿追)’재물이 이미 내 손을 떠났거든 이를 다시 찾으려고 하지 말라는 뜻입니다. 93세 노인은 1억 원을 갚지 못함이 짐이 되어 평생 괴로워하다가 어찌어찌 마련하여 1억 원을 장만하여 갚았다는 사연이었습니다. 송종익 처장님은 잃었던 돈 1억 원을 각 학교에 나누어 기부하였다고 합니다. 신문을 읽으며, TV를 보며 정의의 강은 썩었다고 생각했다가 이 땅에는 아직도 정의의 강은 흐르고 있다고 생각을 바꿨습니다. 세상 사람들이 다 저 잘났다고 큰소리칠 때, 묵묵히 가난한 사람 곁에서 이름도 없이 빛도 없이 사랑의 길을 가고 있는 사람들, 죽을 때까지 잊지 않고 빚을 갚는 양심. 횡재 같이 찾아온 거금을 가장 좋은 곳에 아낌없이 기부하는 사람들. 그들이 있는 한 이 나라는 아직도 정의의 강은 흐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도 여전히 흐르고 있는 정의의 강. 구불구불 산기슭에도, 들꽃 향기 짙은 오솔길에도 흐르고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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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2024-07-02
  • 족보
    얼마 전 전화 한 통을 받았습니다. 모르는 전화이기에 받지 않으려다 하도 오랫동안 울리기에 받았더니 다짜고짜 이름을 확인하더니 주소가 맞느냐고 했습니다. 어디냐고 물었더니 ‘종친회 족보 편찬 회’라면서 족보를 보내주겠다고 했습니다. 신청한 적도 없고 내용도 몰랐지만, 무조건 보내준다는 말에 어정쩡하게 알았다고 했습니다. 얼결에 대답하고서 자세한 내막도 알지 못하고 승낙한 듯해서 바로 전화했으나 신호만 가고 응답이 없어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잊고 있었는데 얼마 후에 책이 배달되었습니다. 포장을 뜯어보니 ‘안내 말씀’이라는 서간이 들어 있었습니다. 종사보감을 발행하여 보급하는 일을 소명으로 안다며 작금의 시대에 가문의 역사와 전통을 후손들에게 계승하여 일가의 정체성을 확립한다는 취지 설명과 함께 책 대금 20만 원씩을 송금해달라는 내용이었습니다. 대충 내용을 살펴보았습니다. 시조 김수로왕의 사적과 본관지의 연혁, 각종 유적지에 관련된 사진, 파명록(派命祿), 주요 세거지(世居地), 세계표(世系表) 등이 있고 씨족사의 개요와 주요 인물들이 전기가 수록되어 있었습니다. 일일이 읽어 보고 싶었지만, 목회 일과 달빛 시낭송회 행사를 앞두고 있어 그럴 여유가 없었습니다. 할아버지는 족보를 만드는데 온 힘을 기울이셨습니다. 필자가 아주 어렸을 때 ‘대동보’란 족보를 만드셔서 친척들에게 나눠주는 걸 보았습니다. 가보처럼 간직해오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에 집안의 어르신인 당숙에게 드렸습니다. 할아버지는 대여섯 살 어린 손자를 앉히시고 ‘우리는 김해김씨 안경공파’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런 연유인지는 모르지만, 필자는 한 가문의 조상과 역사를 아는 건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조상들의 업적을 기리고 가치관과 정체성을 확립한다는 면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여겼습니다. 성경에도 족보가 나옵니다. 창세기는 천지 창조부터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과 이삭 야곱 등 족장들의 역사를 기록한 거대한 족보입니다. 예수님의 행적을 기록한 마태복음, 누가복음에서도 예수님의 족보가 기록되어있습니다. 뿌리를 아는 것은 역사를 아는 일이며 정체성과 가치관을 세우는 일입니다. 필자는 한때는 타인의 성씨 내력도 흥미가 있어 중앙일보에서 1998년 발행한 ‘성씨의 고향’이란 ‘한국 성씨 대백과’ 책을 당시는 거금이었을 9만 원이나 주고 사서 지금까지 보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시대는 변했습니다. 핵가족, 일인가족, 정보화 시대, 인공지능 시대가 되었습니다. 이제는 호주제가 폐지되고 부의 성만 따르던 전통도 모의 성도 따르게 되었습니다. 더구나 다문화 가정도 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조상들에 대한 애착이나 공경이 사라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화장 문화가 대세이니 앞으로는 부모님 산소도 없어질 듯하고 성묘조차도 사라질 것입니다. 보내온 족보 책을 볼 때마다 부담이 되었습니다. 아무리 전통을 중시하고 뜻이 있다고 하여 가승보(家乘譜)도 아닌 일반 족보 책을 자식들에게 강요할 수는 없었습니다. 필자 자신도 그 두꺼운 책을 곁에 두고 있을 형편도 못 됩니다. 아내는 방 무너진다고 야단입니다. 이젠 책을 둘 공간도 없습니다. 매일 쌓이는 게 책입니다. 몇 번 필요한 분에게 나누어 주기도 했지만, 김해김씨 족보를 남에게 주기도 그렇고 더욱이 고물상에 넘기기도 부담스럽습니다. 남 주기도 그렇고, 버리기도 그렇고, 보관하기도 그렇습니다. 책상 위에 놓인 족보 책이 정말로 계륵 같은 존재였습니다. 족보 대금을 보내라는 독촉 문자가 계속 떠올라 심란했습니다. 의뢰하지도 않고 상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책을 보내 놓고 독촉하는 문자를 보는 순간, 책을 반송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전화했으나 받지 않았습니다. 카톡에 보내온 전화번호에 반송한다는 문자를 보내고 우체국에 가서 택배로 보냈습니다. 족보를 사서 양반 행세하던 시대를 생각하면 참으로 세상 많이 변했습니다. 요새는 족보를 만들어 돈벌이 수단으로 삼는다는 말도 들었습니다. 어쨌든, 좋은 뜻으로 보내준 책을 반송하고 보니 마음이 편치 않았습니다. 어쩐지 잃어버려서는 안 될 것을 잃어버린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애꿎게 시대를 탓해 봅니다./목사·시인·소설가·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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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2024-06-25
  • 잇몸병의 관리
    흔히 잇몸병, 풍치라고 불리는 치주질환은 치아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주변 조직에 생기는 질환이다. 청소년들과 젊은 사람들의 치아 상실 주원인은 충치(치아우식증)인 반면 나이든 성인들에게 있어서 치아 상실의 제1의 원인은 잇몸병(치주질환)이다. 50대 이상 성인에서 2명 중 1명이 치주질환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실제 작년 한 해 동안 1800만 명 이상이 ‘치은염 및 치주질환’으로 치과에 내원하였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치주질환은 소리 없이 천천히 진행되는 만성질환으로, 보통 통증을 느낀 후 치과에 내원한 경우 이미 심하게 진행된 상태로 발치만이 유일한 치료 방법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러한 치주질환을 예방하고 진행을 막기 위해서는 다음의 방법들을 통한 관리가 필요하다. ○ 양치질과 치석제거술 치주질환이 생기는 주원인은 치태와 치석이다. 음식을 먹고 남은 음식물이 덩어리져 치아 면에 부착한 얇은 막이 치태이다. 양치질로 제거되지 않은 치태는 그대로 굳어져 딱딱한 치석이 되고, 이는 잇몸병을 일으키는 세균들의 서식처가 된다. 추천되는 양치 법은 바스법이다. 치아와 잇몸의 경계 부위에 45도 각도로 칫솔을 위치시킨 후 미세한 진동을 주며 치아를 닦아줌과 동시에 잇몸 또한 부드럽게 마사지하여준다. 또한 치실, 치간칫솔 등의 보조도구로 미처 제거되지 못한 치태까지 닦아주어야 한다. 그러나 아무리 꼼꼼하게 양치를 하더라도 치석이 생기는 걸 완전히 막을 수는 없다. 이렇게 생긴 치석은 스케일링이라고 알려진 치석제거술을 통해 제거하여야 한다. ○ 치주소파술 치주질환이 보다 진행되면 치석이 잇몸 아래까지 깊게 위치하게 되고, 주변조직이 염증에 이환된다. 이 경우 잇몸치료라고 불리는 치주소파술이 필요하다. 이러한 치주소파술은 스케일링으로는 치료가 힘든 진행된 치주질환에서 시행되며, 잇몸에 국소마취를 시행한 후 깊게 위치한 치석과 잇몸 염증을 제거하는 치료이다. ○ 치주판막수술 치주판막수술은 보다 심하게 진행된 치주질환에서 심도있는 치료나 잇몸뼈에 대한 처치가 필요한 경우 시행된다. 치주판막수술은 국소마취 후에 잇몸을 절개하여 잇몸 조직을 분리하여 치아를 직접 관찰하면서 염증 조직이나 깊이 위치한 치석을 제거하고, 뼈를 이상적인 모양으로 다듬거나 뼈이식을 시행한 후 다시 봉합하는 과정으로 이루어진다. 치주판막수술에서 주의할 점은 치료 후 구강위생이 불량하여 치태나 치석이 다시 침착되면 치주질환이 빠르게 재발되어 더 나쁜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환자는 더욱더 철저한 구강위생관리를 통해 치태나 치석이 다시 침착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 유지치주치료 치주질환은 한번에 치료하기보단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 치주치료를 받은 후 유지관리를 받지 않는다면 치주질환은 다시 높은 확률로 재발하기 마련이다. 유지관리를 위해서는 치과의사의 판단하에 3~6개월 주기로 스케일링 및 엑스레이 촬영 등의 검사가 필요하다. 내원 시마다 염증이 재발한 부위를 주기적으로 확인하여 그 부위만 선택적으로 치주치료를 받으면 보다 오랫동안 자연치아를 사용할 수 있다.
    • 오피니언
    • 칼럼
    2024-06-25
  • 범시민 한 책 읽기 운동
    며칠 전 대전문인협회에서 발행하는 <대전문학>을 받았습니다. 책머리에 ‘문학의 갈림길’이란 권두언의 제목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글을 쓴 사람은 전 서산시부시장으로 지금은 대전문인협회 수석부회장인 가기천 수필가님이었습니다. 반가운 마음에 단숨에 읽었습니다. 그는 문학이 두 가지의 현실 앞에 전환기를 맞고 있다고 했습니다. 하나는 책 읽은 사람이 줄어드는 현상이고 또 하나는 인공지능(AI)이 글을 만들어 내는 시대라고 했습니다. 달리 말하면 문학의 위기라고 해도 무방하다 하겠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발표한 ‘국민 독서실태 조사결과’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성인이 1년에 한 권 이상의 종이책을 읽는 독서율이 71.4%에서 40.7%로 30.7%나 감소했다고 합니다. 일찍이 필자도 ‘책 덮은 나라, 이대로 될까?’라는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다시 한 번 생각해 봅니다. 정말 책을 덮어도 될까?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는 말처럼 책은 인류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습니다. 영국의 수필가 에디슨은 책은 위대한 천재가 인류에게 남긴 유산이라고까지 했습니다. 빌 게이츠는 ‘오늘의 나를 있게 한 것은, 우리 마을에 있는 도서관이었다’라고 했습니다. 하버드 졸업자보다도 소중한 것이 독서 하는 습관이라고 술회했습니다. 독서는 아무리 세상이 변한다 해도 그 중요성을 부인할 수 없을 것입니다. 아무리 독서율이 낮아진다 해도 책은 우리 곁을 떠날 수는 없습니다. 역설적으로 ‘누구도 책을 읽지 않는데, 누구나 책을 쓰고 싶어 하는 세상’이라고 말들 합니다. 여전히 책을 만드는 출판사도 건재하고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독서를 위해 마을마다 작은도서관이 생기고 수많은 독서 동아리가 활동하고 있습니다. 또한 지금도 여전히 독서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곳들이 있습니다. 지난 5월 18일 서산문화원 공연장에서 서산시립도서관 주최 ‘범시민 한 책 읽기 운동 선정 도서 선포식’이 있었습니다. 필자는 시립도서관 운영위원장 자격으로 시장님과 함께 선포식 퍼포먼스를 하면서 큰 감동을 하였습니다. 서산시민의 독서에 관심과 뜨거운 열정을 확인하였기 때문입니다. 서산시립도서관의 ‘범시민 한 책 읽기 운동’은 2003년부터 시작한 사업입니다. 올해의 도서를 선정해서 서산시민 모두가 함께 읽기를 통하여 지역 주민의 정서적 일체감을 형성하고 지역 공동체 의식을 높이자는 뜻으로 시작했다고 합니다. 또한 지역사회에서 선정한 책을 함께 읽고 소통하며 공감하는 바를 토론하는 독서 문화 체험으로 시민의 건전한 정서 함양과 균등한 독서 활동의 기회를 확대한다는 목표도 있었습니다. 어느 일도 장구한 세월을 계속한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런데 서산시립도서관에서는 지금까지 무려 21년간 이 운동을 끊임없이 계속해온 것입니다. 더구나 요즘같이 독서의 위기 속에서 이런 ‘책 읽기 운동’이야말로 정말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됩니다. 오랫동안 이 사업을 전개하면서 수많은 난관과 고뇌와 갈등이 있었을 것이란 짐작되었습니다. 더구나 시립도서관같이 공적인 기관에서 각계각층의 다양한 의견과 주장을 한데 모아 일을 효과적으로 추진하는 일이 결단코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런데도 무리 없이 사업을 지속해 왔음에 그간 수고하신 서산시립도서관 관장님을 비롯한 관계자 여러분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그동안 <마당을 나온 암탉>을 비롯한 30권의 주옥같은 작품들이 선정되어 시민들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더구나 작가를 초청하여 시민과의 대화를 통해 작품 세계를 더 이해하고 작가의 삶을 조명할 수 있었음에 큰 호응을 받았다고 합니다. 또한 독서 릴레이 및 독후감과 독서감상화를 공모하여 도서 선정에 머물지 않고 많은 시민이 가시적으로 참여하는 성과를 거두고 있었습니다. 올해는 아동 부문에 신은영 작가의 <단톡방을 나갔습니다>와 일반 부문에 김경일 교수의 <적정한 삶>이 선정되었습니다. 많은 시민이 독후감과 독서감상화에 응모하기를 기대합니다. 필자도 이 책들을 읽으면서 정말로 모든 시민이 한 번쯤 읽었으면 좋을 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독서는 우리의 영혼을 풍요롭게 합니다. 독서는 지식과 영감의 보물 상자입니다. 서산시립도서관의 ‘범시민 한 책 읽기 운동’이 더 큰 열매를 맺어 서산시민 모두 문화시민으로 자부심을 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목사·시인·소설가·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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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06-18
  • 얼룩진 그 땅, 논란의 마침표를 찍자
    사람에게 운명이라는 것이 있을까? 일생을 구김 없이 순탄하고 여유롭게 지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파란만장하거나 하는 일마다 유난히 굴곡지게 살아가는 사람도 있다. 더구나 자신이 아니라 다른 사람에 의하여 삶에 부정적 영향을 받았다면 불운이라고 할 수 있다. 상처로 얼룩진 인생이 어느 일을 계기로 반전되는 경우는 그나마 다행이다. 땅도 그렇다. 땅에서 사람들이 살아가며 역사를 만든다. 공연히 파헤쳐지고 들썩거린다면 말을 하지 못하는 땅도 가슴을 칠 것이다. 길지로 시선을 끄는가 하면 흉터로 외면받기도 한다. 풍수에 민감하고 이에 의존하려는 사람의 심리에는 땅에서 의미를 찾으려 한다. 땅은 그만큼 사람이 살아가는데 영향을 미친다. 서산 시내 중심에 중앙호수공원이 있다. 공원 옆에 문화시설 용지가 있는데 이곳이 수년간 논란의 중심에 있다. 땅은 가만히 있는데 사람들이 시끄럽게 하는 것이다. 어쩌면 땅으로서는 과거를 지우고 이제 편안하게 지내고 싶지만, 그냥 두지를 않는다. 중앙호수공원 부근은 오래전에는 농사에 필요한 물을 담아 두는 그릇으로 중앙저수지라 불렸다. 저수지에 물을 채워주는 중앙천은 부춘산에서 발원하여 울음산 근처부터 몸집을 불리면서 둑을 쌓고 제법 하천의 모습을 갖췄다. 얼음이 녹으면 빨래터가 되었다. 여름에는 아이들이 물놀이하고 겨울이면 썰매를 타며 놀았다. 발걸음은 양유정을 지나면서 뜸해지고 태안 방면 국도에 놓인 다리쯤에서 멈췄다. 다리 바로 아래쪽에 방죽이 있었고 그 옆에 땅꾼이 살고 있었다. 공연히 으스스한 데다 풀이 우거진 둑에는 뱀이라도 나올까 봐 겁먹은 아이들이 가는 한계선은 거기까지였다. 겨울이면 꽁꽁 얼어붙은 저수지에서 썰매나 스케이트를 타고 팽이를 돌리며 겨울바람을 헤쳤다. 정월 대보름날 쥐불놀이도 그곳을 무대로 삼았다. 옷에 불똥이 튀어 구멍 난 채 돌아올 때도 신바람은 남아 있었다. 지금 중앙천은 물이 마르고 복개되어 추억마저 덮어버렸다. 환경이라는 개념조차 생소할 때였다. 재래식 화장실을 쓰면서도 정화조가 무엇인지 몰랐다. 하수처리장시설은 있다는 것조차 잘 알지 못했다. 중앙저수지는 시내에서 쏟아내는 온갖 물을 받아들였다. 부춘초등학교가 신설되면서 바로 옆에 있던 도축장도 부근으로 옮겨졌다. 악취가 풍겼다. 저수지는 신음했다. 급기야 ‘똥방죽’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사람들은 점점 멀리했다. 더하여 관개시설이 갖춰지면서 저수지로서의 기능을 잃었다. 오랜 논의 끝에 개발 사업이 이루어졌다. 금싸라기 땅으로 다시 태어났고 얼룩진 사연은 묻혔다. 아파트가 들어서고 상가가 문을 열었다. 함께 조성한 중앙호수공원은 시민들이 즐겨 찾는 공간이 되었다. 그러나 호수공원 옆에 보물처럼 남겨 놓은 곳 문화시설 용지는 편안하지 못했다. 입지가 워낙 좋다보니 무슨 시설이든 세워보려고 눈길을 주었다. 어린이도서관, 청소년회관 등을 지으려는 계획도 있었으나 여러 면에서 적정성이 떨어진다는 판단으로 서령고교 앞에 문화복지타운을 조성하는 것으로 변경하였다. 장래 서산의 랜드 마크를 조성할 터로 남겨두는 것이 적정하다는 판단도 한몫했다. 그 후 주차장, 행사장, 스케이트장 등으로 쓰였고 한 때 매각설까지 나왔다. 그러다 최근 도서관을 건립하려고 했다가 없던 일이 되었다. 이제 공영주차장과 녹지공간으로 조성하는 일로 다시 몸살을 앓고 있다. 시의 집행부와 의회 일부 의원 간 마찰이 빚어졌다. 심지어 망언 여부를 두고 진실 공방이 바깥에까지 들렸다. 이런 논란이 과연 무엇을 위한 것인지 답답하다. 땅은 가만히 있는데 사람들이 흔들고 있다. 수난의 역사다. 그 땅이 사람이라면 순탄치 않은 인생 역정이라 할 수 있다. 이제 때마다 일어나는 논란을 끝내야 한다. 하루빨리 시민들이 원하고 필요로 하는 시설을 만들어 널리 활용하게 하여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하여 깊이 있는 검토와 정책적 판단, 전문가 자문, 시민의 동의를 얻었다면 정상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맞는다는 생각이다. 그 과정에서 다른 의견이나 더 좋은 방안이 있으면 절차를 거쳐 제시하고, 합리적이고 건설적인 의견은 적극 반영하는 것이 타당하다. 자동차가 날로 늘어나는 현실에서 주차장은 무엇보다도 필요한 시설이다. 주차장을 확보하는 일은 자치단체의 주요 과제이고, 행정 실적을 평가하는 척도가 된다. 도심에는 허파와 같은 녹지와 시민 휴식 공간도 있어야 한다. 이는 시민 생활의 품질을 높이는 길이다. 사람들이 많이 찾는 호수공원 옆 지하에 주차장을 만들고 위에 흙을 쌓아 녹지와 산책로를 조성하는 구상은 적정하다는 생각이다. 파리에 갔을 때 그런 시설을 보고 부러워한 적이 있다. 한정된 땅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으로 보였기 때문이었다. 의견을 덧붙이자면 주차장을 지을 때 기반과 골격을 튼튼히 하여 혹시 장래 필요한 소규모 시설물을 세우게 되면 다시 파헤치거나 헐어내는 일이 없도록 하였으면 한다. 이제 하루빨리 논란에 마침표를 찍고 순조롭게 추진하여야 할 것이다./가기천 전 서산시 부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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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2024-06-18
  • 1000원 아침밥, 이대로 멈추나?
    최근 몇 년간, ‘1000원 아침밥’은 많은 사람들에게 하루를 시작하는 든든한 동반자가 되어왔다. 저렴한 가격에 양질의 식사를 제공해 주는 이 정책은 특히 학생들과 저소득층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이 프로그램이 중단될 위기에 처해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면서 많은 사람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1000원 아침밥 정책은 그간 많은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왔다. 특히 대학가에서 시작된 이 프로그램은 경제적 부담이 큰 학생들에게 적은 비용으로도 충분한 영양을 섭취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아침을 거르는 학생들이 많다는 현실 속에서, 이 프로그램은 학습능력 향상과 건강 증진에 기여했다. 하지만 이러한 긍정적인 면에도 불구하고, 프로그램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프로그램 운영을 위한 예산이 부족해지면서, 많은 학교와 지역에서 1000원 아침밥 제공을 중단하거나 가격 인상을 고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학생들과 저소득층 가정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에 따라 1000원 아침밥 프로그램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몇 가지 방안이 필요하다. 첫째, 정부와 지자체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수적이다. 예산을 확보하고, 프로그램 운영에 필요한 자원을 지원함으로써 더 많은 사람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기업과 지역사회의 협력도 중요하다. 기업의 후원이나 지역 사회의 자원봉사 등을 통해 프로그램의 재정적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둘째, 프로그램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이다. 예산이 제한된 상황에서, 효율적인 운영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에게 혜택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지역 사회와의 협력, 자원봉사자 모집, 식자재의 효율적 사용 등을 고려해야 한다. 특히 프로그램의 효과를 지속적으로 평가하고 개선점을 찾아내는 과정이 필요하다. 셋째, 1000원 아침밥 프로그램에 대한 인식 제고와 홍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 프로그램의 혜택을 알지 못하고 있다. 더 많은 사람들이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다. 학교와 지역사회의 협력을 통해 프로그램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이용을 독려해야 한다. 1000원 아침밥은 단순히 저렴한 식사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우리 사회의 약자들을 위한 중요한 안전망이다. 이 프로그램이 중단된다면,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것이다. 이는 단순히 개인의 문제를 넘어 사회 전체의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1000원 아침밥 프로그램의 지속을 위해 우리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한다. 정부와 지자체, 기업과 지역사회, 그리고 우리 모두가 함께 협력하여 이 프로그램이 계속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1000원 아침밥이 계속해서 우리 사회의 소중한 일부분으로 남아, 많은 사람들에게 든든한 아침을 제공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제는 우리가 나서서, 1000원 아침밥이 이대로 멈추지 않도록 지켜내야 할 때다. 더 나은 사회를 위해, 그리고 더 많은 사람들이 건강하고 행복한 아침을 맞이할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다.//가선숙 서산시의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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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06-18
  • 달빛 시 낭송회를 마치고
    돌아보니 지난 5개월이 마치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낸 듯 아쉽고 그립습니다. 함께 했던 회원들과의 시간과 달빛 시 낭송회는 내 기억 속에 아름답고 행복한 추억으로 저장될 것입니다. 정초부터 매주 월요일 저녁이면 함께 모여 연습했습니다. 처음 시작할 땐 너나없이 거칠고 어색하던 회원들이 지금은 어디에 내놔도 훌륭한 낭송가들이 되었습니다. 우리를 지도해 주셨던 김가연 회장, 유병일 부회장, 위성임 시 낭송가의 지도력은 실로 대단했습니다. 마치 맹수를 조련하는 조련사 같은, 아니 원석을 다듬는 보석 세공기술자와 같은 세심한 개별 지도 덕분에 이제는 회원 모두 일류 낭송가가 되었습니다. 필자는 지난해 6월 3일 해미읍성에서 개최된 제1회 달빛 시 낭송회를 관람했습니다. 충격이었습니다. 마치 한 편의 시가 별이 되어 반짝거리는 듯했습니다. 물론 문학회 행사장에서 시 낭송을 듣는 건 흔한 일입니다. 그러나 야외무대에서 제대로 된 공연을 본 건 처음이었습니다. 어둠과 달빛과 숨죽인 관객들의 호응 속에 펼쳐지는 낭송가들의 시 낭송은 그야말로 환상적이었습니다. 그때의 감동으로 ‘별처럼 아름다운 달밤’이란 글을 썼습니다. 나도 한번 관객이 아닌 주인공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불쑥 들었습니다. 그 생각이 나를 붙들어 올해 초 낭송회의 문을 두드리고 드디어 시 낭송회 회원이 되었습니다. 시 낭송은 소리 예술입니다. 시 속에 들어 있는 말맛과 의미와 감성을 소리로 전달하는 예술입니다. 그저 책 읽듯 읽는다면 그건 낭송이 아닙니다. 시 낭송의 낭(朗)자는 밝은 낭자를 씁니다. 밝다는 의미 외에 ‘소리 높여’ ‘또랑또랑하게’라는 의미도 있습니다. 또한 송(誦)은 욀 송자를 씁니다. ‘외다’ ‘암송하다’ ‘말하다’의 뜻이 있습니다. 시 낭송을 글자대로 해석해도 높은 소리로 또랑또랑하게 외우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시를 낭송하기 위해서는 암기와 기술과 훈련이 필요합니다. 필자는 그런 것도 모르고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도 모르고 대전 창의 문학관 주체 ‘삼일 운동 백 주년 전국 시 낭송 경연대회’에 나갔다가 얼결에 동상을 받았습니다. 문학 관련 일이라면 무엇이든 하고 싶다는 열정 하나만으로 참가했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참으로 무모했습니다. 그 일이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았었는데 이번 달빛 시 낭송회는 필자에게 참으로 도움이 되었습니다. 시 낭송은 말 예술입니다. 활자를 말로 바꿔 전달하는 예술입니다. 더구나 공연은 낭송만 잘해도 안 됩니다. 몸가짐, 옷차림, 몸짓, 표정 등 모두 연기하는 예술입니다. 낭송 당일, 한복 대여점에서 한복을 빌렸습니다. 참으로 오랜만에 입어보는 한복이었습니다. 초등학교 때 입은 후로 처음 입어보는 한복이었습니다. 심걸섭 회장의 도움으로 분장까지 해봤습니다. 한복을 입고 분장한 모습을 거울에 비춰보니 한 십 년은 젊어 보였습니다. 6월 1일 토요일 11시, 해미읍성에 도착했을 때 무대는 이미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지난해보다 객석 의자도 많았고 무대는 어느 공연장에 못지않게 화려했습니다. 설치된 무대에 서서 낭송해 보았습니다. 연습인데도 떨렸습니다. 김가연 회장은 낭송시를 외우다가 기절할 정도로 연습하라 했는데 그만큼은 아니더라도 자다가 깨어도 욀 정도는 되었는데 더듬거려졌습니다. 공연 시간이 다가올수록 긴장되고 실수하면 안 된다는 중압감에 마음도 몸도 굳어졌습니다. 공연이 시작되었습니다. 김가연 회장의 인사말에 이어 여는 장, 만남의 장, 사랑의 장, 이별의 장, 영원의 장, 축하의 장 순서로 시 낭송이 진행되었습니다. 초청한 연주자, 연극배우, 가수, 무용가들이 나와서 색다른 무대를 열어 주었고 회원들의 시 낭송이 이어졌습니다. 필자는 비교적 이른 세 번째로 임무를 마쳤습니다. 떨리기는 했으나 실수하지 않고 낭송을 마친듯해서 스스로 감사했습니다. 다른 회원들의 낭송도 훌륭했습니다. 연습은 절대로 거짓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지난해에는 관람자로, 올해는 공연자로 시를 만났습니다. 관람자로 만난 시는 즐거움과 감동을 주었는데 공연자로 만난 시는 긴장감과 보람을 주었습니다. 시는 낭송해봐야 그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일상 언어를 순화시켜주고 정서의 함양과 함께 말의 힘을 길러줍니다. 전문적 시 낭송가가 아니더라도 좋은 시 한두 편을 외워두심은 어떨까요? 어느 자리에서 의례적인 말보다는 한 편의 시를 낭송한다면 정말로 멋진 자리가 될 것입니다./목사·시인·소설가·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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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2024-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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