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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5.06.24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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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원기 서산시의회 의원

최근 호주의 곡물가공업체 마닐드라 그룹이 추진하는 ‘폐기물 0%’ 그린 플랜트 시스템은 기후위기 시대 농업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다. 밀 한 톨, 물 한 방울도 허투루 쓰지 않는 고도화된 순환 생산체계는 단순한 생산 방식을 넘어 농업 기반 순환경제의 실현을 보여준다. 

 

이러한 혁신은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 농업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린 플랜트는 단순한 공장 운영을 넘어, 농업 생산에서 발생하는 모든 부산물과 폐기물을 최대한 재활용하고, 에너지 효율을 높이며, 환경오염을 최소화하는 새로운 산업 모델이다. 이로 인해 탄소 배출 저감은 물론, 지속가능한 자원 관리까지 아우르는 체계적 전환이 가능하다.

 

마닐드라 그룹은 폐수 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바이오가스를 에너지로 전환하고, 폐수를 철저히 정화해 농업용수와 공장용수로 재활용한다. 부산물은 가축 사료로 활용해 자원 낭비를 최소화하는 일체화된 생태계를 구축했다. 이처럼 통합 시스템을 통한 탄소 배출 저감과 자원 순환은 단일 분야가 아닌 ‘농업 생태계 전체’의 혁신임을 보여준다. 특히 폐수처리 시설에서 하루 1000만 리터 이상의 물을 재활용하고, 이를 농업과 축산에 다시 공급하는 순환구조는 환경과 경제 모두에서 높은 효율성을 자랑한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바이오가스는 공장 에너지의 10%를 충당해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고 탄소 발자국 감소에 기여한다.

 

네덜란드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나타난다. 네덜란드의 ‘에코팜’은 첨단 센서와 AI 기술로 작물 생장 환경을 최적화하며, 온실가스 배출 최소화와 물 재활용을 병행한다. 일본의 ‘제로 웨이스트 농업’은 유기농 부산물을 바이오매스로 전환해 농촌 에너지 자립과 환경보호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국내에서도 유기농 퇴비화와 태양광 연계 친환경 농장, 스마트팜 폐수 재처리 시스템 도입 등 선도 사례가 있지만, 아직은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선진국들의 농업 혁신은 ‘농업’과 ‘환경’이라는 두 축을 균형 있게 발전시키는 데 성공했고, 이는 우리에게 중요한 벤치마킹 대상이다.

 

기후위기 시대에 농업의 지속가능성 확보는 식량안보와 직결되는 중대한 과제다. 기후변화가 초래하는 잦은 가뭄, 홍수, 이상기후 현상은 농작물 생산의 불확실성을 높여 국민 식량 안정에 직접적인 위협을 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탄소중립 농업, 순환경제 구축, 에너지 효율화 같은 전략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마닐드라 그룹 같은 ‘그린 플랜트’ 모델은 단순한 이상이 아니라 실현 가능한 미래이며, 농업 혁신의 방향타다. 우리나라도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농업 폐기물 감축과 자원 재활용, 에너지 자립 등 통합 시스템 구축에 정책적 지원을 확대하고 농가와 기업 간 협력 모델을 적극 발굴해야 한다.

 

호주 정부가 온실가스 감축 의무를 강화하고, 기업들이 이에 맞춰 혁신을 가속하는 것처럼, 우리나라도 법적·제도적 기반을 강화해 농업 부문의 환경 책임을 촉진해야 한다. 특히 폐수처리 과정에서의 물 재활용과 바이오가스 생산, 부산물 활용을 연계한 농업 기반 순환경제 구축은 반드시 모범 사례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현재 국내 농업 현장은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아직도 폐기물 처리와 에너지 활용에서 효율적인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곳이 많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관련 법령 정비와 함께, 농민들이 쉽게 도입할 수 있는 지원 정책과 기술 보급에 힘써야 한다. 또한 민간 기업의 혁신적 농업 투자도 장려하여, 농업 전반에 걸친 친환경 혁신을 촉진해야 할 것이다.

 

기후위기는 이미 우리 곁에 다가왔다. 농업이 직면한 도전은 단순한 생산 문제가 아니라 자연 자원과 환경 보존의 문제로 확장됐다. 물 부족과 토양 황폐화, 생태계 교란 등 농업환경의 위기는 우리 농업의 존립 기반 자체를 흔들고 있다. 마닐드라 그룹의 ‘그린 플랜트’는 우리에게 농업의 본질, 즉 ‘순환’과 ‘지속가능성’의 중요성을 일깨운다. 농업의 순환경제 실현은 국가 식량안보와 기후변화 대응의 핵심이며, 현장의 ‘폐기물 0%’ 도전은 국민 모두가 함께 이뤄야 할 과제다.

 

밀알 하나, 물 한 방울의 소중함을 아는 자세야말로 지속가능한 미래 농업을 만드는 첫걸음이다. 이제 우리 농업 현장도 호주의 성공 사례를 본받아 전면적인 혁신과 순환경제 도입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정부와 기업, 농민이 머리를 맞대고 협력할 때, 농업은 단순한 산업을 넘어 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생명력 있는 생태계로 거듭날 것이다. 또한 기후위기 시대에 걸맞은 농업 혁신을 통해 우리 농업이 국내외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미래 세대를 위한 건강한 식량 생산 기반을 마련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 모두가 ‘지속가능한 농업’의 필요성을 절실히 인식하고, 농업 현장의 변화와 혁신에 적극 참여하는 것이다. 기술 발전과 정부 정책, 기업 투자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농민 개개인의 의식 전환과 현장 실천이 동반될 때만이 진정한 변화가 가능하다. 물과 토양, 자원의 소중함을 체감하며, ‘폐기물 0%’를 목표로 하는 농업 혁신은 단지 먼 미래의 이상이 아니라 오늘 당장 시작해야 할 절박한 현실임을 명심해야 한다.

 

지속가능한 농업 혁신은 미래 세대에게 깨끗한 자연과 안정적인 식량을 물려주는 일이다. 우리의 삶과 건강, 나아가 지구 환경의 지속 가능성까지 연결되는 중대한 과제다. 앞으로도 마닐드라 그룹 같은 선진 사례를 깊이 연구하고, 우리 실정에 맞는 맞춤형 혁신 정책과 실천 모델을 개발하는 데 정부와 민간 모두가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농업이 단순한 산업적 활동을 넘어 환경과 사회의 조화로운 공존을 실현하는 주체로 거듭나는 그날까지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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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의 미래, 폐기물 0%, 물 한 방울에서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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