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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의 또 다른 방법

김풍배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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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5.06.17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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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풍배 본지 칼럼리스트

지난 진천 여행 중 한 통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M 출판사 손 여사였습니다. 어느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사람으로부터 연락이 왔으니 승낙 여부를 알려 달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스마트 폰을 열어 메일을 확인해 보았습니다. <책 읽는 문학관>이라는 오디오북 낭독 채널을 운영하는 분으로부터 온 메일이었습니다. 주로 다양한 문학작품을 소개하고 오디오 드라마 형식의 콘텐츠를 제작하는 구독자 14만 명을 보유한 북 튜브 채널이라고 했습니다. 

 

필자의 소설집 『에덴의 언덕』에 실린 ‘엄마의 일기’를 소개 낭독해도 될지 하락을 구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거절할 이유가 없었습니다. 그 자리에서 서산타임즈 직원의 힘을 빌려 승낙의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이튿날 문학과 신앙의 깊이를 담은 목사님의 여정이 많은 이들에게 따뜻한 울림으로 전해지기를 바라며 정성을 다해 낭독하겠다는 메일을 받았습니다.

 

며칠 후 유튜브 <책 읽는 문학관>을 검색했더니 정말로 ‘엄마의 일기’가 떴습니다. 바로 들어봤습니다.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왔습니다. 벌써 수년이 지난 작품이지만. 퇴고할 때마다 느꼈던 그때의 감성이 다시 살아났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어떤 느낌일지 궁금해서 가까운 성도에게 들어보기를 권했습니다. 긍정적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문득 <책 읽는 문학관>에 고마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할 수 있는 대로 도와주고 싶은 마음에 영상을 생각나는 대로 지인에게 전달했습니다. 그러다가 문득 자기 자랑으로 비칠 수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 중단했습니다.

 

책을 읽지 않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지난 2023년에 문체부에서 국민 독서실태를 조사한 결과 2022년 국내 성인 10명 가운데 6명이 1년간 책을 한 권도 읽지 않았다고 발표했습니다. 1년간 책 한 권이라도 읽었다는 성인은 겨우 43%에 지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최근의 자료를 구할 수 없어 알 수는 없으나 이보다 더 좋아졌다고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추락하는 독서율의 원인을 살펴보면 영상 콘텐츠를 이용하는 비중의 증가와 스마트 폰 등을 통한 정보 습득 경로 다양화, 난독 인구 증가와 집중력 부족 현상 등 복합적 원인이 작용한 결과라고 했습니다.

 

이런저런 이유가 아니라도 나이가 들면 사실 책을 읽는다는 게 그리 쉽지 않습니다. 필자도 책 읽는 욕심 하나만은 결코 남에게 뒤지고 싶지 않지만, 몇 장만 읽으면 눈 아프고 집중력이 흐려집니다. 이를 안타깝게 여기던 차에 다행히 이런 기회를 얻었습니다.

 

이번 일로 책은 반드시 눈으로 읽지 않아도 얼마든지 읽을 수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조회 수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불과 4일이 채 지나지 않았음에도 조회 수가 2만 5천 회나 되었습니다. 찾아보니 책을 읽어주는 다양한 채널이 있음을 알았습니다. 이들의 수를 합하면 얼마가 될지 상상이 되지 않았습니다. 아직도 문학을 사랑하고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 많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삼국지 열 번을 읽은 사람과는 말도 하지 말라는 속담도 있습니다. 독서가 얼마나 소중한가를 알려주는 말이라 하겠습니다. 독서를 통해 타인의 삶과 지식을 살 수 있으며 독서를 통해 마음의 안정과 감성을 얻을 수 있습니다. 또한 성공한 대부분 사람은 엄청난 독서량이 있다는 것입니다. 문장력이 좋고 발표를 잘하고 프레젠테이션 준비를 잘하는 사람들은 모두 독서를 생활화한다고 합니다. 반대로 독서 하지 않으면 생각이 자기 일상에 한정될 위험이 있고 사회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게 되며 사고의 범위가 좁아질 위험이 있습니다.

 

문득 <책 읽는 문학관> 같은 유튜브가 독서의 또 다른 대안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종이책을 눈으로 읽는 것을 아날로그 방식이라면 온라인상 북 튜브는 디지털 방식이라 할 수 있습니다. 고 이어령 선생님이 말씀하셨던 디지로그가 바로 이런 건 아닐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종이책을 읽다가 감동이 오면 밑줄도 치고 명문장을 만나면 붙들고 명상하기도 하며 다른 곳에 옮겨 적기도 합니다. 그러나 유튜브는 유튜브대로 좋은 장점이 있습니다. 글보다 말이 더 영향력이 있듯 눈으로 보는 것보다는 듣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도 있습니다. 더구나 듣기는 단순노동과 병행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제 책을 눈으로만 보지 않고 귀로 듣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필자 같은 나이 많은 사람들에게는 독서의 더 없는 대안이라 생각됩니다./목사·시인·소설가·수필가 <gigic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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