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날이 지나갔다. 세종대왕께서 창제한 한글은 단순한 문자를 넘어, 대한민국 국민에게 꿈과 희망을 실현할 도구이자 정체성과 문화를 상징하는 자랑스러운 유산이다. 그러나 오늘날 한글의 소중함을 잊은 채 남용하는 이들이 많다. 한글을 이용한 막말, 비속어, 인터넷 악성 댓글 등은 한글의 품격을 떨어뜨리고, 정치인들의 막말은 사회적 갈등을 더욱 심화시킨다.
특히 정치인들의 막말 퍼레이드는 우리 사회의 언어문화를 더욱 타락시키고 있다. 공적인 자리에서 오가는 거친 말들이 언론을 통해 확산되고, 이는 국민의 신뢰를 떨어뜨리며 정치에 대한 환멸감을 심어 준다. 정치인들이 사용하는 언어는 곧 우리 사회의 소통을 대표하는 수단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언어의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국민 앞에서 조차 함부로 내뱉는 말은 그 자체로 권위를 깎아내리며, 우리 사회의 대화 수준을 낮추고 있다. 정치인들이야말로 국민에게 올바른 언어 사용의 모범을 보여야 할 존재다. 그러나 그들의 막말은 사회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비난과 혐오의 언어를 더욱 키우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누구의 잘못을 탓해야 할까? 한글을 욕되게 하는 자들은 누구인가? 바로 우리가 사소하다고 생각했던 언어 사용을 방치하거나 무심코 잘못된 표현을 사용하는 모두일 수 있다. 잘못된 표기를 눈감아 주고, 비속어와 거친 말들을 남용하는 데 익숙해진 현대의 우리 모두가 그 책임을 나누어 가져야 할지도 모른다. 특히, 인터넷과 SNS에서 자주 사용되는 지나친 약어와 신조어의 남발, 비난과 혐오가 담긴 말들은 한글의 아름다움을 무너뜨리고 있다.
어린아이들이 한글을 배우기 시작할 때, 그들의 입에서 처음으로 “엄마”와 “아빠”라는 단어가 나올 때의 그 순수함을 생각해 보라. 한글은 그 자체로 아름답고 소중한 것이다. 아이들은 한글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며, 그 안에서 꿈을 키워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 귀한 언어를 얼마나 소중하게 사용하고 있는가? 아이들이 그 소중한 언어를 배워 나가는 과정에서 우리는 어떤 모범을 보이고 있는가? 아이들이 자라면서 비속어와 막말을 배우고, 그들의 순수한 언어가 왜곡되고 변질되는 것은 우리 사회가 한글을 함부로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옛 어른들은 가난과 배고픔 속에서 글을 배우지 못하고 한글을 자유롭게 쓰지 못한 한이 서려 있었다. 그들에게 한글은 말 그대로 손에 닿을 수 없는 꿈같은 것이었다. 그 시절에는 먹고 살기가 급해 글을 배울 수 있는 여유가 없었고, 비록 한글이 창제되었을지라도 이를 자유롭게 배우고 쓰지 못한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그분들은 평생을 글자 하나 읽지 못하는 서러움 속에서 살았다. 가슴속에 억울함과 한을 품은 채, 한글을 배우지 못한 원통함을 남기고 가신 수많은 우리 조상들의 아픔을 우리는 다시금 떠올려야 한다.
오늘날, 우리는 한글을 자유롭게 배우고 쓸 수 있는 환경에 살고 있다. 그러나 그 환경의 편리함이 한글을 함부로 다루어도 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한글을 욕되게 하는 사람들은 종종 그 소중함을 잊은 채, 마치 자신들만의 장난감처럼 막 굴리기도 한다. 이러한 무분별한 행태는 한글의 가치를 훼손하고, 우리의 언어문화 전반에 걸쳐 심각한 부작용을 낳고 있다. 예를 들어, 청소년들 사이에서 널리 퍼진 약어와 신조어는 세대를 연결하는 소통의 장벽을 쌓고 있으며, 그 결과로 언어의 의미와 정서가 손상되고 있다.
세종대왕께서 창제하신 한글은 그 자체로 독창적이고 우수한 문자 체계다. 유네스코가 한글을 세계에서 가장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문자로 평가한 이유도 그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는 과연 한글의 이러한 자랑스러운 평가에 걸맞게 한글을 사용하고 있는가? 비속어와 부정적 표현들이 넘쳐나는 지금의 언어 환경은 세종대왕께서 그토록 바랐던 ‘누구나 쉽게 읽고 쓸 수 있는 소통의 도구’로서의 한글을 심각하게 왜곡하고 있다.
더욱이, 한글의 남용은 우리 사회의 도덕적 기초와도 연관되어 있다. 말이란 그 자체로 우리 생각을 반영하며, 말의 남용은 곧 생각의 남용을 의미한다. 우리는 한글을 통해 감정과 생각을 표현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말이 함부로 던져지고, 거칠고 혐오가 담긴 표현으로 사용될 때, 그것은 곧 우리가 그 소중한 생각과 감정을 깎아내리고 있는 것이다. 한글을 욕되게 하는 것은 우리 자신을 욕되게 하는 것이다.
이제 우리는 한글을 존중하고 아끼는 마음으로 사용해야 할 때이다. 한글의 소중함을 다시금 인식하고, 우리의 언어 사용을 돌아보며, 비속어와 무분별한 표현들을 줄이는 데 노력해야 한다. 세종대왕께서 우리에게 주신 소중한 선물, 한글을 함부로 다루는 것이 아니라, 아름답고 고귀하게 사용함으로써 그 가치를 지켜 나가야 한다.
결국, 한글은 단순한 문자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그것은 우리가 서로를 존중하고 이해할 수 있는 도구이며, 우리의 문화와 정체성을 지켜나가는 중요한 열쇠다. 그러므로 한글을 사용하는 모든 사람들은 그 책임감을 가지고, 한글의 아름다움을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데 앞장서야 한다. 한글을 함부로 다루는 이들에게 우리는 경종을 울려야 하며, 세종대왕의 정신을 되새기며 한글을 올바르게 사용하는 사회를 만들어 가야 한다.
우리가 한글을 바르게 사용할 때, 우리의 생각과 감정도 더욱 선명하고 아름다워질 것이다. 한글을 소중히 아끼고 사용하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세종대왕께서 꿈꾸셨던 이상적인 사회로 나아가는 길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국어를 사용하는 우리에겐 365일이 한글날이다. 매일같이 그만큼 소중히 여겨야 한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