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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5.05.12 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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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원기 서산시의회 의원

지난 몇 주간 전국 각지에서 발생한 산불은 자연재해의 한계를 넘어 우리가 직면한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다시 한 번 각인시켰다. 타들어 간 산림과 파괴된 생태계는 단순히 우리 눈앞에서 사라지는 자연의 일부가 아니라, 우리가 의존하고 있는 삶의 기반 그 자체이다. 산불로 인한 피해는 단순히 나무를 잃는 것이 아니라, 공기와 물, 땅, 그리고 우리의 미래를 잃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산불 사태는 이상 기후와 인간의 방심이 결합해 만들어낸 참사이다. 매년 반복되는 비슷한 재난 속에서도 우리는 근본적인 문제 해결보다는 응급 대응에 머무르고 있다. 이제는 산불의 원인을 넘어 숲의 공익적 가치를 재조명하고, 우리 모두의 삶 속에서 이를 지키기 위한 노력을 강화해야 할 때이다.

 

산불 발생은 단순한 자연 현상이 아니라, 기후 변화가 초래한 구조적 문제의 단면을 보여준다. 한국기상청에 따르면, 봄철 평균 기온이 상승하고 강수량이 줄어드는 추세가 지속되며, 이는 산림의 건조 상태를 심화시키고 산불 발생 가능성을 높인다. 엘니뇨현상과 같은 글로벌 기후 현상도 기온 상승과 함께 산불 위험을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인간 활동도 산불 발생에 큰 영향을 미친다. 소각 작업 중 부주의나 불법 벌목, 관리되지 않은 산림 등은 산불을 촉발하거나 피해를 확대시키는 주요 원인으로 지적된다. 예를 들어, 강원도 고성에서 발생한 대규모 산불은 인근 지역에서의 소각 작업이 원인으로 밝혀지며, 인간의 무책임한 행동이 얼마나 큰 재난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 보여주었다.

 

숲은 단순히 나무가 자라는 공간이 아니다. 숲은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배출하며, 생물 다양성을 유지하는 중요한 생태계이다. 또한, 우리에게 맑은 물을 공급하고, 홍수와 가뭄을 완화하며, 휴식과 치유의 공간을 제공한다. 한반도의 산림은 전체 국토의 약 63%를 차지하며, 이는 세계적으로도 높은 수준의 산림 자원을 보유한 국가에 속한다. 그러나 이번 산불 사태는 우리가 이 소중한 자원의 가치를 얼마나 과소평가하고 있는지 드러내는 계기가 되었다.

 

산불의 원인을 단순히 정부나 특정 기관에 돌릴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숲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를 지키기 위한 행동에 나서야 한다. 특히, 산림 인근에서의 소각 금지와 같은 기본적인 예방 수칙을 철저히 준수하고, 산림 훼손 행위를 적극적으로 신고하는 등 개인의 작은 행동이 큰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

 

미국은 위성과 드론을 활용한 조기 탐지 시스템을 통해 산불 발생을 빠르게 감지하고, 초기 진화를 위한 자원을 집중적으로 투입하고 있다. 호주는 화재에 강한 식물을 심는 ‘방화림’ 프로젝트를 운영하며, 사전 예방과 피해 최소화를 목표로 한 정책을 추진 중이다. 유럽의 일부 국가들은 산불 위험 지역을 지정하고, 공공과 민간의 협력을 통해 산림 관리 시스템을 강화하고 있다.

 

한국도 이러한 사례를 바탕으로 더 적극적인 예방과 대응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산불 조기 경보 시스템의 확대,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화재 위험 예측, 방화림 조성을 통한 피해 최소화 등은 이미 검증된 대책이다. 또한, 산림 관리 예산의 대폭 확대와 전문 인력 양성을 통해 구조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산불로 인해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은 단순히 수치상의 문제가 아니다. 국립산림과학원에 따르면, 산불로 인한 연간 탄소 배출량은 국내 전체 배출량의 약 2~3%에 달한다. 이는 한국의 탄소 중립 목표를 달성하는 데 큰 걸림돌로 작용한다. 따라서 산불 예방은 단순히 재난 관리 차원을 넘어, 기후 변화 대응의 핵심 전략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

 

산림은 탄소를 흡수하고 저장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며, 이는 탄소 중립 달성에 필수적인 요소이다. 따라서 산불 피해를 줄이고 산림 복구와 관리에 집중하는 것은 국가적 차원에서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이번 산불 사태는 우리가 얼마나 자연에 의존하며, 그 자연을 지키지 못했을 때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보여주는 경고이다. 숲은 우리의 생존과 직결된 소중한 자원이며, 이를 지키는 것은 단순히 환경 보호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의 삶과 미래를 지키는 일이다.

 

정부는 산불 예방과 대응을 위한 구조적 개선을 적극 추진해야 하며, 국민은 일상 속 작은 실천을 통해 숲을 지키는 데 동참해야 한다. 기후 위기 시대, 산불은 단순한 재난이 아니라 우리가 함께 해결해야 할 공동의 과제이다. 이번 산불을 교훈 삼아 숲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전환점을 마련해야 한다.

 

“숲이 사라지면 우리의 미래도 함께 사라진다.”  이 경고를 마음에 새기고, 지금 바로 행동에 나서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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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 결국 사람이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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