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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0.12.27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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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설이 하얗게 서산을 뒤 덮은 지난 주말, 일정을 마무리하고 하얀 서산을 감상하려는 듯 느린 걸음으로 거리를 걷기 시작한 순간, 야속하게도 무섭게 질주하는 시간의 속도가 심장을 쿵쾅거리게 한다.

세밑이다. 그래, 벌써 세밑이다. 세밑은 곧 새해로 이어질 터. 너무나 숨 가쁘게, 아니 지나치리만치 아무 생각 없이 지나 온 1년이 그저 황망하다. 그리고 준비 없이 맞게 될 새해에 대한 조급함이 엄습한다. 여느 때처럼 아무 감흥 없이 한 해를 보내기 싫은 건 왜일까. 아무런 희망과 계획 없이 또다시 떠오를 새해를 맞이하기는 더욱더 싫다.

상반기 내내 6.2 지방선거로 정신이 없었다. 후보자간 목숨 건 치열한 선거전이 불을 뿜었다. 열기가 고조될 즈음 천안함 폭침이라는 분기탱천할 사건이 발생했다. 고귀한 영혼들은 영문도 모른 채 이승에서 스러져 갔다. 불안한 안보에 온 국민이 똘똘 뭉치기는커녕 걷잡을 수 없이 국론은 분열됐고, 정부와 정치권에 대한 신뢰는 무참히 붕괴됐다.

그리고 태풍 ‘곤파스’가 서산을 강타하면서 서산시 전역에서 한 아름의 나무들이 갈기갈기 찢어지듯 부러지고, 들에는 백수피해가 발생하면서 급기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정되었고, 이 와중에 실종된 일형이는 아직도 소식이 없어 시민들의 마음을 애타게 만들었다.

이 같은 카오스에 익숙해질 무렵, 천인공노할 북한의 연평도 포격은 또다시 한반도를 극도의 긴장상태로 몰아간다. 남북의 첨예한 대치는 지금도 현재 진행 중이지만 높으신 국회의원 양반들은 예산안을 놓고 후진국형 폭력사태를 재연하며 국민들을 실망의 나락으로 추락시켰다. 늘 그래왔듯 여당은 힘으로 몰아붙였고, 야당은 또다시 거리로 나섰다. 저 비싼 여의도 땅 위에서 홀연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국회의사당은 언제나 국민을 위해 불 밝히는, 희망의 전당이 되어줄는지….

경북 안동에서 시작된 구제역은 차단방역을 비웃듯 전국으로 확산되며 새해를 맞을 태세다. 축산농가 들은 극도의 공포 속에 모든 것을 잃을 준비를 하는 것만이 최선이 돼 버렸다.

그러나 이런 분노와 비참함만이 경인년 한 해를 채울 수는 없었다. 캐나다 밴쿠버에서 피겨 퀸 김연아는 몸서리쳐지는 환상적인 연기로 애국가를 울리며 전 국민을 열광케 했다. 그 더웠던 여름, 대한민국의 태극전사들은 사상 처음 원정 16강에 진출하며 온 국민의 엔돌핀을 내뿜게 했다. 지소연과 여민지는 불모지인 대한민국의 여자축구를 아무도 모르는 사이 세계 정상에 훌쩍 올려놓는다. 국민동생 박태환은 국민의 여망을 저버리지 않았으며, 장미란의 불굴의 역도인생은 온 국민의 심금을 울렸다.

여기에 홍성환, 장대규, 황윤삼, 김윤미, 김병희 등 서산시 사격선수단도 서산사격의 진가를 아시아에 알리며 서산시의 가치를 높게 만들었다. 또 농협 서산시지부 서산출장소의 고객만족 평가 전국 1위, 전용자 서산여협 회장의 행안부 장관상 수상, 이덕순 메디팜대흥약국 대표약사의 식약청장상 수상, 최병옥 농협 서산시지부장의 존경받는 상사 상 수상, 김동현 운산농협 조합장의 산업포장 수상, 부석 출신인 서동수씨의 충남도 건설교통국장 승진, 운산출신인 이관순 씨의 한미약품 대표이사 선임, 서령고와 석림중 카누부의 전국체전 준우승 등도 우리 시민들의 자존심을 살린 성과로 기록되었다. 서산시는 또 중국까지의 뱃길 5시간대를 열며 희망의 미래를 선사했고, 서산생강한과의 향토산업육성사업 선정, 서산 난의 중국 수출 등의 소식도 내년 서산의 경기회복 신호탄으로 여겨지고 있다.

한 해가 저문다. 오늘의 해가 내일 다시 뜰 뿐이라는 패배주의적, 또는 방관자적 자기변명일랑 이제는 하지 말자. 톨스토이는 말했다. 미래는 무엇인지 결코 알 수 없다고. 그래서 인생은 멋진 것이라고. 알 수 없는 미래를 향해 부단히 노력해 나가는 과정이야말로 곧 즐거움이요, 기쁨이라는 평범한 진리이다. 여기에 하나 더 붙이자. 새해 떠오를 미래는 기대와 희망, 평화와 기쁨만 한껏 머금은 새로운 태양이라고.

고생 많았다. 2010년. 하지만 마지막으로 할 일이 하나 더 남았다. 올해의 모든 분노와 공포, 슬픔과 좌절은 꼭 네가 갖고 가거라. 그리고 잘가라 20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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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2010!!||[데스크칼럼] 이병렬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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