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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6.04.13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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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겨울은 유난히도 추웠다. 사람마다 삼한사온(三寒四溫)은 어디 가고 십한일온(十寒一溫)이 왔느냐며 추위를 견디느라 많은 애를 썼다. 거기에 더하여 충청 서해안지방은 호남지방 보다는 덜 했지만 수시로 폭설이 내려 농가의 하우스가 무너지고 교통사정이 열악하여 우리 고장 주민들은 많은 불편을 겪었다.

그러나 극심한 추위 속에서도 올해 2월부터 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서 들려 온 우리나라 선수들의 승전보는 온 국민의 마음을 푸근하게 녹여냈고, 이어 3월에 접어들어서는 세계야구선수권대회(WBC)에서 대한민국팀이 무패행진을 거듭하며 승리를 올릴 때마다 TV를 시청해 온 국민은 한민족으로서의 자긍심을 한껏 느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이렇게 우리는 이른 봄 한 시즌을 다른 사건 사고도 없지 않았으나 큰 스포츠행사에서 훌륭한 성적을 거둠으로 인하여 세상살이 시름을 잊고 긍지와 화합의 마음을 간직하게 되었으며, 어느덧 개나리와 진달래가 산을 뒤덮고 신록(新綠)이 피어나는 4월을 맞이하게 되었다.

이제 4월에 서서 뒤돌아보면 우리 스포츠가 이만큼 발전한 것도 무엇보다 우리나라의 경제성장 덕분이 아닌가 생각된다. 2002년 월드컵 4강에 든 것도 금년 봄 쇼트트랙과 야구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낸 것도 의식주의 풍요로 인하여 청소년들의 체격이 과거보다 훨씬 향상된 데다 조직적인 훈련비의 투자 등 경제적인 뒷받침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 생각된다.

우리가 1945년 광복 이후 많은 혼란과 갈등을 딛고 이만큼의 발전을 이룩한 것은 물론 60년대의 근대화 산업화세력과 그동안 교육투자로 인한 우수한 인적자원 그리고 밤새워 일해 온 근면성과 노력의 결과이긴 하지만, 그러나 그 성장동력의 뿌리는 무엇인가.

그 뿌리는 의외로 간단히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바로 4월 이달에 대한민국임시정부가 87년 전에 수립되었음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우리가 1910년 일제에게 국권을 빼앗겨 신음한 지 10여 년만인 1919년 전국방방곡곡에서 일어난 3․1 독립운동의 결과는 중국 망명지사들의 손에 의하여 마침내 상해에 임시정부를 수립하고 4월 13일 이를 대내외에 선포하였는데 이때에 우리나라의 국호가「대한민국」으로 명명되고 임시헌장을 제정하여 민주공화제 채택과 국민의 일체평등, 국민의 각종 자유권을 확립하는 최초의 헌법체계를 갖추었으니 사실상 이때에 대한민국이 탄생하는 순간이었으며, 이후 한반도가 일본의 지배는 받았으나 우리는 역사적으로 1919년 4월 13일부터 우리의 정부를 가지게 되었으니 실로 뜻 깊은 역사적 사건이 아닐 수 없는 것이다.

우리가 오늘 일부분 성장의 그늘도 없지 않으나 세계 경제대국 11위에 우뚝 서서 스포츠에서도 강국으로 부상한 것은 역사의 동력이 없이 저절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바로 우리의 애국선열들이 허허벌판 만주땅과 이국(異國) 들판에서 들풀을 베개로 삼고 별빛을 지붕으로 삼아 찬바람과 이슬 속에서 눈을 붙이며 투쟁하여 오늘의 후손들에게 그 불멸의 혼을 물려준 것이라고 생각한다.

역사를 망각하는 국민에게는 희망이 없다고 한다. 이제 제87주년 대한민국임시정부수립기념일을 계기로 우리는 4월의 화사함을 만끽하는 가운데에서도 지난날의 불우했던 역사를 되돌아보고 현재 강국의 틈바구니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지의 교훈을 얻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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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대한민국 임시정부와 우리의 자세||金昌錫 홍성보훈지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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