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6(금)

어리굴젓 세계 명인을 꿈꾼다

[조규선이 만난 사람] 73. 유명근 간월도어리굴젓(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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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0.09.22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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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터전이었던 간월도와 생계수단이었던 어리굴젓으로 기업의 성공신화를 써 나가고 있는 유명근 간월도어리굴젓(주) 대표. 그의 최종 목표는 부자 대한민국을 만드는 어리굴젓 세계 명인이다.

 

“서산의 명물 간월도 어리굴젓을 소비자에게 진상(進上)하는 정성으로 수출까지 하고 있습니다. 서산 간월도 굴이 최고지요. 갯벌이 좋고 여름철 고수온, 겨울철 저수온의 강한 자연에서 자라 육질이 단단하고 굴 향이 강합니다. 당연 영양분도 많고 맛도 좋지요”

간월도 굴을 자랑하는 그는 유명근(55) 어업회사법인 간월도어리굴젓(주) 대표다. 경영학 박사이자 대한민국 수산전통식품명인 제6호인 그가 지난 20일 「AHP를 활용한 굴 산업발전정책 우선순위 결정연구」라는 경영학 박사 논문을 갖고 필자를 방문했다.

유 대표의 ‘굴’에 대한 찬사는 계속됐다. 전 세계에서 굴을 먹지 않는 나라는 없다. 생굴을 먹거나 레몬즙을 뿌려서 먹고 훈제로 먹는 나라도 있지만 굴을 소금에 절이고 발효시켜 고춧가루 뿌려 알싸한(매콤한) 굴젓을 만들어 낸 곳은 서산 간월도가 유일하게 세계 최초라는 것이다.

이어 그는 굴이 몸에 좋다는 것은 모두가 잘 알고 있지만 어패류 중 영양소가 가장 많아 바다의 우유라고 불린다며 “굴을 먹어라, 그러면 더 오래 사랑하리라(Eat Oysters Love longer)”라는 서양 속담까지 소개했다.

이에 질세라 필자도 1991년 1월 간월도 어리굴젓 기념탑 비문을 지은 이야기를 꺼냈다. 황석봉 작가에게 서산명물 간월도 어리굴젓 글씨를 의뢰하고 동양화가 이환영 화백에게 간월도 전경을 그려달라고 부탁해서 어리굴젓을 담는 도자기를 만들었다고 하니 놀라는 눈치다. 오늘의 유 대표가 있기까지 간접적인 조력자 역할을 했다고 생각하니 나름 뿌듯했다.

유 대표에게 간월도는 삶의 터전이고 어리굴젓은 생계수단이었다. 어릴 적 할머니(조규점,1919-2013)와 어머니(이경자, 76)는 바다에서 굴을 따서 절이고 발효시킨 어리굴젓을 배를 타고 광천장에 내다 팔았다. 또 어리굴젓을 머리에 이고 걸어 서산 장까지 나가 팔기도 했다. 이런 과정을 보내며 그는 25세에 간월도리 이장을, 28세에 간월도 어촌계장을 맡아 마을 일을 보기도 했다.

본격적으로 어리굴젓 회사를 설립한 것은 1993년. 어머니와 여동생과 함께 셋이 섬마을 간월도 어리굴젓 회사를 설립했다. 그리고 2년 후인 1995년 섬마을표 상표를 출원했다. 2002년 1억 원 수출을 달성하고 2004년도에는 어리굴젓을 팔기위해 당시 심대평 충남도지사와 동행하여 미국을 다녀오기도 했다. 이어 2005년 간월도어리굴젓이 해양수산물 전통식품으로 인증을 받았고 이듬해엔 유 대표가 정부로부터 신지식인으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이렇게 사업은 승승장구했다. 여세를 몰아 2012년 어업회사 법인을 설립하여 1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2020년 현재는 30여명의 직원이 근무하며 수출액만 20억 원에 이르고 있다. 수출국도 미국을 비롯해 캐나다, 일본 등으로 확대되면서 해외 바이어들로부터 서산 김을 수출해 달라는 요구도 이어지고 있다.

유 대표는 이러한 바이어들의 요구에 따라 간월도에 ‘서산섬마을 김’수산물 가공공장을 건축하고 있다. 순전히 자기부담 70억 원을 투자해 대지 2500평에 건평1300평 규모의 김 가공공장을 건축하고 있다. 올해 말 수출 목표 100억. 2023년부터는 연500억 원 수출이 목표다.

조선 초기 무학대사가 간월암에 수도하며 태조(이성계)에게 진상했던 간월도 어리굴젓. 세종대왕께서는 어리굴젓이 없으면 수라를 들지 않았다(세종실록 45권)는 간월도어리굴젓은 자연이 준 선물이다. 여기에 조상들의 손맛과 지혜 그리고 유대표의 얼이 담겨 있다. 이제 그는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는 간월도어리굴젓으로 부자 간월도, 부자 서산, 부자 충남을 넘어 부자 대한민국을 만드는 어리굴젓 세계 명인의 꿈을 키우고 있다.

황도초(간월도 분교), 부석중, 경기도 부천고를 거쳐 호서대 경영학사, 청운대 방송학 석사, 목원대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어리굴젓에 빠져 늦은 나이인 5년 전 지인의 소개로 경남에서 중학교 수학교사였던 이현미 여사와 결혼했다. 조규선 전 서산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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