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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6.11.15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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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사람을 다루어야 하는 것만큼 피곤한 일도 없다. 서로 눈빛만 나누어도 내 맘 같은 군자지교(君子之交)까지는 아니더라도 잔머리를 굴리고 뒤통수를 치는 따위는 없이 사는 게 잘 사는 것이다.

허구한 날 뭔가 음모를 꾸미고 수작할 궁리만 하고 있는 이웃과 가까이 살고 있다면 그보다 속상한 일도 없을 것이다.

서산지역 현재의 정치풍토에 대한 느낌이다.

정치는 기본적으로 이중적인 성격을 갖는다. 정치는 한편으로는 경쟁이고 투쟁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통합이기도 하다. 그리고 경쟁과 통합의 이중적인 특성은 서로 유기적으로 이어져 있다. 모든 정치적 경쟁은 통합을 목표로 하고 또한 통합은 언제든지 새로운 경쟁을 생산하기 때문이다.

정치적 안정이나 조화도 결국 이 두 현상이 합리적이고 공정한 절차에 의해 이루어질 때 가능한 것이고 이 과정을 통해 정치는 최적의 상태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이중적인 모습을 띈 정치의 본질이 가장 극명하게 나타나는 대목이 바로 선거다.

그런데 선거철도 아닌데 지금 서산의 정치시계는 지난 5ㆍ31 지방선거 이전으로 돌려 놓은듯하다. 조 시장의 항소심 확정 이후, 아니 그 이전부터 서산은 곧 선거를 치를 분위기다.

이를 테면 행사가 유난히 많았던 지난 가을 거의 모든 행사장에서  “나 누구 입니다” 라며 만나는 사람마다 악수를 건네고, 어떤이는 명함을 산더미처럼 들고와 뿌려대고, 마치 선거운동을 보는 듯했다.

매너라는 것이 있는데 세상에 이런 경우는 없다. 조 시장이 선거법에 위기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그저 통상적인 인사고 의례적인 참여라고 이해해주기에는 너무 어이없는 일이다.

이러한 분위기가 주민들의 반목을 사고 있다. 반목의 골이 깊어지면 정상적인 사회생활에서 관계 형성이 소원해 지기 쉽고 이러한 경우는 지역 발전과 주민화합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모두가 힘을 합쳐 손을 맞잡고 지역경제를 살려 가야 할 마당에 위기를 이용한 소모전은 더이상 일어나지 않아야 하겠다.

현대사회를 ‘철학의 빈곤시대’라고 한다.

삶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인간의 본질성 회복이다. “남자는 명예를 위해 살고 여자는 아름다움을 위해 산다”고 한다. 여기서 명예란 자신의 철학이 전제되어야 하며, 남이 알아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나를 알아주는 곧 사물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며, 스스로 자긍심을 가지고, 모든 일에 적극적이며 그에 대한 책임을 지는 자신만만한 모습이라 생각한다.

유식한 사람은 똑똑할 수는 있지만 너그러움에는 인색하기는 쉽다. 나아가 학식을 과신한 나머지 학덕을 고루 갖추지 못해 언행이 신중치 못하고 경박하기가 쉽다. 하지만 군자는 깊은 물처럼 소리없이 삶을 살아 갈뿐이지 얕은 물처럼 소리를 내어서 오만을 부리지는 않는다고 했다.

지금 우리는 군자의 깊은 뜻을 헤아릴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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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자들의 의로운 싸움을 보고 싶다||■발행인 이기우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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