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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6.10.18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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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대도시들은 평준화되어 가고 있다. 선진국과 후진국의 대도시들은 어디를 가든 비슷함을 보인다. 서울, 북경, 도쿄, 자카르타, 쿠알라룸푸르, 방콕, 뉴욕, 런던, 파리 각 도시 간 별로 차이가 없다. 도시규모, 인구집중, 부동산가격의 급등, 교통체증, 유흥시설 등등 거의 다를 바가 없고 또한 국제화 정도도 비슷하다. 선진국과 후진국의 차이는 도시의 차이보다는 지역과 마을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잘사는 나라는 농ㆍ산ㆍ어촌 시골이 잘 사는 곳을 말한다.

스위스가 지금과 같이 선진국이 된데는 시골 구석구석, 산골 마을마을마다 풍요함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인구 2만명이 안 되는 도시들에 세계적 다국적 기업의 본사가 자리잡고 도시마다 관광지로서 세계적 경쟁력을 지니고 있어서 나라전체가 잘사는 선진국의 위상을 맘껏 드러내고 있다는 것이다. 이밖에 유렵 선진국들의 사례를 살펴보면 도시보다 오히려 시골과 지역이 더 풍요하고 사람들이 시골의 삶을 선호하며 지역중심으로 나라가 골고루 분산되어 있다. 또한 자연과 생태 및 환경에 대한 전 국민의 지대한 관심과 열정을 그 나라 어디를 가든 보고 느낄 수가 있었다. 부러운 강소국들이다.

시골이 살아야 지역이 살고, 지역이 살아야 서울과 나라가 잘 살 수 있다. 우리는 지역과 중앙이 동시에 발전되어야 하는 상생의 시대를 살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가 않다. 사람과 돈과 권력이 중앙에 집중되어 있고 중앙에서는 진공청소기처럼 지역의 모든 것을 빨아 들이고 있어 중앙과 서울은 기형아처럼 성장하여 비만증을 앓고, 시골은 영양실조에 걸려 말라 죽어가고 있다.

우리나라의 지역의 현주소를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해진다. 이중적 양극화-부자와 빈자, 서울과 지방, 계속되는 인구의 도시 및 중앙집중, 지역교육여건의 황폐화, 농촌의 이농과 초고령화 등 해결되기 어려운 구조적 문제들이 산재해 있다. 참여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분권ㆍ분산 정책도 기득권의 반대, 중앙언론과 중앙정치인의 반대로 실효성에 의문이 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제 지방이 잘 살아야만 하는 선진국형 명제에 봉착해 있다. 시골이 잘 살아야 정말로 잘 사는 나라다. 서산시가 잘 살아야 한국이 잘 사는 것이다. 한국이 북유럽형 강소국이 되려면 지방을 살려야 한다. 서울은 가만히 있어도 모이고 커지고 잘(?) 살아지고 있다. 시골과 지방은 가만히 있으면 흩어지고 작아지고 못(?) 살아가고 있다. 대한민국이 진정으로 선진국으로 가려면 우선순위의 큰 축이 바뀌어야 한다. 선지방, 후서울이다. 서울을 죽이자는 것이 아니라 나라를 살리자는 말이다. 지역살리기에 대한 국민적 합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지방은 더 이상 선택문제가 아니라 필수문제다. 필수문제니 꼭 풀어야 하고 푸는 김에 꼭 정답을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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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논단】지방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이도규 서산자치발전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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