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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신의 그대를 위한 詩 ➈

백수인, 「들판을 흐르는 냇물을 따라 걷다 보면」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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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2.05.11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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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판을 흐르는 냇물을 따라 걷다 보면

어떨 때 도란도란 흐르고

어떨 때 쩌렁쩌렁 소리를 지르는지

알 것도 같다

 

어떨 때 졸졸졸 흐르다가

어떨 때 울음 섞인 목소리로

휘돌아가는지 알 것도 같다

 

다정하게 조용히 흐르다가

어떨 때 입에 거품을 물고 흐느끼며 자지러지는지

알 것도 같다

 

잔잔한 수면

흰 구름 군데군데 떠 있는

파아란 하늘을 가슴으로 품고 살다가

어떨 때 그 하늘을 종잇장처럼 꼬깃꼬깃 구겨버리는지

알 것도 같다

 

냇물 따라 인생을 걷다 보면

 

백수인, 들판을 흐르는 냇물을 따라 걷다 보면전문

 

 

감상

도신 스님.jpg

흐르는 냇물은 글에서 주로 세월이나 인생에 비유된다. 차이가 있다면 세월은 흐르는 것이고 인생은 경험하고 배운다는 것이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지 않는다면 인생 또한 멈춘 것과 같아서 인생이라는 말속에는 으레 세월이란 뜻을 포함하게 된다. 인생이 세월과 같은 면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중요한 것을 발견하게 된다. 역동과 역행의 굴곡을 수없이 반복하는 사람들의 삶이라는 것도 결국은 세월 즉, 자연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것이다. 필자가 위의 글에서 인생은 경험하고 배우는 것이다라고 했는데 이 말속에는 자연을 통해서라는 말이 내재되어있다. 우리는 자연을 통해서 순리를 배우고 역행를 배운다. “돌판에 흐르는 냇물을 따라 걷다 보면/ 어떨 때 도란도란 흐르고/ 어떨 때 쩌렁쩌렁 소리를 지르는지/ 알 것도 같다라고 화자는 물의 흐름과 소리가 다른 때를 말하며 적절히 인생에 비유를 들고 있다. 문제는 지나온 그 냇물의 과거를 다시 거스를 수 없다는 것이다. 우리가 선인들에게서 지혜를 빌리고 역사를 공부하는 이유는 선행되었던 과거를 살펴 현재의 어리석음을 저지르지 않기 위해서이다. 따라서 냇물을 따라 걷다 보면알게 되는 진실들이 자칫 후회나 좌절의 과거가 되지 않도록 미리 공부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시인이 말하고 싶었던 것이 바로 이것이지 않았을까 싶다./도신 서광사 주지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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