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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2.03.15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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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래

(박종국)

벼랑 끝에 피었다
누구도 꺾지 못할 곳에 활짝 피었다
 
절벽의 틈새마다 뿌리내린 침묵은
날개를 펼치고 적막은 절벽을 감싸고 도는
 
사랑의 눈짓 따라 꽃잎은 피어나고
뜨겁게 달아올라 불타는, 죽음을 무릎 쓰는
 
몸짓은 제 목숨보다 선명한 색깔을 만들고
색깔의 그늘이 슬픔이 사랑을 만들어 가는 소리
 
소리 없는 아우성같이
사람보다 사람같이 뭉게뭉게 피어나는
 
삶의 소리가 소리를 감싸고 도는
진달래, 진달래꽃이 활짝 피었다

 

[시평]

도신 스님.jpg

 

진달래의 꽃말은 사랑의 즐거움또는 사랑의 절제이다. 시인의 시선을 따라가면 사랑의 즐거움이 누구도 꺾을 수 없는 벼랑 끝에서 피었다. 그것도 절벽의 틈새마다 굳건한 의지를 뿌리로 내리고 그것을 바탕으로 꽃을 피워냈다. 누구의 도움 없이 자력으로 환경을 자기 것으로 일궈 생의 터전을 만들고 그곳에 뿌리를 내려 꽃을 피워냈다.

박종국 시인의 시 진달래에서 KO승을 멈추지 않았던 의족의 복서 크레이크보자노프스키가 연상되는 것은 우연만은 아니다. 오토바이 사고로 오른쪽 다리를 잃은 보자노프스키는 시카고 출신의 촉망받는 복서였다. 그는 절망의 벽에서 좌절을 선택하지 않고 의지의 의족을 선택했다. 매주 10마일 이상의 조깅과 90마일 이상의 자전거 타기로 맹훈련을 했다. 18개월 후 다시 링 위에 선 보자노프스키는 일반 대회에서 KO승을 거둔다. 그 후 14연승이라는 대 기록을 세웠다. 절망의 벽에서 용기 있게 좌절의 반대를 선택하여 성공을 이루어 냈다. 사는 즐거움, 삶의 기쁨을 만들어 냈다. 벼랑 끝 진달래가 진한 색깔과 향기로 그대에게 노래한다, 생각을 바꾸라고. 그대를 위한 진달래의 함성이 들리지 않는가. 그대 서 있는 곳이 벼랑 끝일지라도 희망을 버리지 말라고, 반드시 기회가 올 것이라고. /서광사 주지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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