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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5.01.07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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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사_조규선.jpg
조규선/서산장학재단 이사장

을사년 새해 첫날, 초등학교에 다니는 외손자가 신문을 가지고 왔다.  “할아버지! 신문에 제가 나왔어요.” 무척 기쁘고 자랑스런 모습이었다. 나도 무척 기뻤다. 문득 60여 년 전 초등학교 4학년 시절이 생각났다. H일보 소년 기자로 나의 글이 활자화되었을 때 기분이었다. 시대는 변해도 사람의 마음은 변하지 않는 것인가 보다.

 

필자와 신문과의 인연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그 후 중고교 시절 신문을 즐겨 읽다 보니 글짓기와 웅변, 연설을 좋아했다. 글과 말이 바로 그 사람이라는 것을 그때 알았다. 바로 읽기와 듣기를 통해 얻어진다는 것을 터득했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오늘날 사회구성원으로 활동할 수 있는 자양분이 바로 신문의 덕분이다. 신문의 은혜라는 생각이다.

 

신문과 두 번째 인연은 19살 때다. 제11회 신문의 날 기념 표어 모집에 ‘전진하는 사회의 지혜로운 안내자’로 응모하여 전국 1등을 했다. H일보에 취직할 기회를 얻기도 했었다. 오는 4월 7일이 제69회 신문의 날이니 58년 전 이야기이다.

 

세 번째 인연은 1990년 대전일보 기자가 된 것이다. 그해 정부의 안면도 핵폐기물 처분장 설치계획 입체 보도로 정부의 밀실 행정의 부당성을 지적, 제3회 이달의 기자상에 이어 기자의 최고 영예인 제23회 한국기자상을 수상했다.

 

네 번째는 서산타임즈와 인연이다. 창간부터 글을 썼다. 지역인사를 찾아 ‘조규선이 만난사람’을 100여회 연재했다. 이 신문에는 우리지역의 새로운 소식들이 담겨있다. 마을에서 일어나는 아름다운 주인공들의 사기를 높여주고 있다.

 

이렇게 신문은 내 삶이었다. 이런 연유인지 매일 아침 신문을 즐겨 읽는다. 새해 첫날에는 각종 신문을 구해 읽는 것이 습관이다. 그날 신문사설과 각계각층 인사들의 신년사, 신춘문예 당선작에서 시대의 방향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도 새해 첫날 신문을 구하기 위해 서산공용버스터미널 신문 가판대를 찾았다. 수년간 운영하던 가판대가 사라진지 오래되었다는 것이 가게를 운영하는 여사장님의 설명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서울을 오갈 때 가판대 신문을 구입해서 버스에서 신문을 읽곤 했는데 이젠 신문을 구할 수 없게 됐다. 시대의 변화상이다.

 

수소문하여 각 종 신문을 배달하는 센터를 찾아 구입했다. 신문 속에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가 있다. 지식, 정보, 지혜도 담겨 있다. 또한 신문은 이미지 메이킹의 수단이다. 나를 알게 하고 나의 가치를 높여준다. 또한 자기를 홍보하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한국 사람들의 출세는 남이 알아주는 사람이 됐다는 말이 아니겠는가? 그리고 행복은 남으로부터 부러움을 받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런데 요즘 큰 걱정이다. 나라가 무척 시끄럽다. 대통령 탄핵 등 국민이 불안하다. 그러나 결국 시민의 생각이 역사가 된다는 것을 알았다.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이 단단히 마음먹어야 한다. 똑똑하고 현명해져야 한다. 공부해야 한다. 시민이 알아야 올바른 생각을 할 수 있지 않은가?

 

국가의 역할, 누가 어떻게 통치하고 우리 삶을 지배하는 것도 시민의 생각이 만든다. 지식인들의 사상과 철학이 우리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도 그런 연유가 아니겠는가?

 

우리는 고통이 없고 불안과 공포가 없는 행복한 사회를 바란다. 그런 세상을 신문을 통해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새해에 우리 모두 동심으로 돌아가자! 그러면 우리 사회는 밝고 풍요롭게 될 것이다.

새해 첫날 만난 손자가 예쁘다. 그러면서 자랑스러운 우리 아이들이 사랑받고 행복하게, 꿈을 마음껏 펼 수 있는 좋은 세상이 오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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