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4(수)

물위에 떠있는 암자…아름다운 이곳은 신선의 터

기획_ 충남관광 100선 서산 명소 돌아보기 6. 간월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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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1.08.24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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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물 때면 섬이었다가 썰물 때면 길이 나는 간월암. 무학 대사가 어느 날 달을 보며 깨우침을 얻었다는 곳이다.

 

충남관광 100선 돌아보기 서산지역 명소 돌아보기 여섯 번째는 간월암이다. 지난 20일 물때를 맞춰 늦은 오후에 가기로 했지만 모두들 약속 시간 전에 모였다. 아직은 때가 아니다. 그리고 모두들 이른 저녁을 먹자고 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며 우리는 인근 맛집을 검색했다. 10거리에 칼국수집이 검색된다. 보리밥과 칼국수 그리고 여러 가지 야채로 우려낸 육수에 소고기 샤브샤브는 감탄을 자아내게 했다. 이제 출발하면 물때를 맞출 수 있다며 우리는 서둘러 간월암으로 향했다.

 

달 보기 가장 좋은 포인트

일단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주위를 둘러본다. 신선이라도 살고 있을 법한 풍경이다. 간월암으로 가는 길목에 벽돌로 만든 석탑이 눈에 들어온다. 관광객들이 크고 작은 돌을 조심스럽게 쌓아 올린 다른 곳들의 석탑과는 다르게 사각 블록 모양 석탑이다.

간월암을 보며 우리는 이렇게 작은 섬에 이런 건축물을 만든 것 자체가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간월암을 돌아보는데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절 규모가 사실 조그마하기 때문이다. 대웅전과 산신각 그리고 요사채(큰방, 선방, 사무실, 후언, 창고 외에도 수각과 해우소 등을 모두 요사 또는 요사채라고 한다) 몇 채 뿐, 모두 대웅전 앞에 서서 휘 둘러보면 한 눈에 들어온다.

섬의 한가운데에 다섯 칸 법당이 남쪽을 바라보고 있다. 현판은 看月庵(간월암)’이다. 법당의 맞은편에는 바다를 등지고 선 전각에 해수기룡관음보살이 모셔져 있다. 용을 휘감은 해수관음이 바다에 떠 있는 모습이다. 법당의 오른쪽에는 한 칸 산신각이 자리한다. 바다에 산신각이라니 어쩐지 갸웃했지만, 바다의 산이란 이 섬 자체일지도 모른다.

앞마당에는 250년 되었다는 사철나무와 150년 되었다는 팽나무가 우뚝 서있다. 사철나무와 팽나무를 뒤에 두고 달이 떠오르는 모습을 바라본다. 태안반도 남쪽에 있는 간월암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달을 보기에 좋은 포인트로 꼽힌다. 가만히 지는 석양을 바라본다. 저녁에 지는 석양을 많이 보면 욕심이 떨어진다고 했다. 분노도 줄어든다. 욕심을 떼는 데는 석양만 한 것이 없다. 석양도 바닷가에서 보는 것이 장엄하다. 낙조가 바다로 떨어지는 그 장엄함은 설명이 불가능하다. 그 자체로 하나의 신비 체험이다.

이날 간월암에서 바라보는 달빛 장면은 고요하면서도 충만함이 느껴졌다. 바다 전체를 품어 주는 월광에 더 큰 충만함이 느껴진다. 차가운 느낌도 아니다. 부드럽고 따뜻하게 안아주면서도 한없는 고요함과 광활함이 느껴진다. 그 고요함과 광활함은 먹고살기 위해 발버둥 치면서 온갖 이전투구를 해야만 하는 우리 인간세계의 번잡함과 지저분함을 일거에 잠재워 주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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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 말 무학 대사가 수행 중에 달을 보고 홀연히 도를 깨우쳤다는 간월암. 우리 기자들은 간월암 뒤편 천수만으로 물든 석양을 바라보며 간절한 소망을 빌었다. ‘코로나19 종식’

 

밀물 때면 섬, 썰물 땐 육지

간월암이 위치한 간월도는 원래 섬이었다. 1984년에 서산시 부석면 간월도와 홍성군 서부면 궁리를 연결하는 서산방조제 사업이 완공되면서 간월도는 섬이 아닌 섬이 되었다. 간월암은 천수만 바다와 안면도를 배경삼아서 간월도 한쪽에 그림처럼 자리 잡고 있는 작은 암자이다.

간월도의 옛 이름은 피안도(彼岸島)라고도 불렸다. 간월암의 옛 이름도 피안사(彼岸寺)로 불렀다고 한다. 물이 들어오는 밀물 때는 암자의 모습이 물위에 떠있는 연꽃이나 배와 비슷하다고 하여 연화대(蓮花臺)로도 불렀다고 한다. 다른 이름으로는 낙가산(落迦山) 또는 원통대(圓通臺)라고도 불렀다는 기록이 전한다.

간월암의 지형적인 특징으로는 밀물 때는 바닷물에 둘러싸여서 섬이 되고 물이 빠져나간 썰물 때는 간월도와 간월암으로 오가는 바닷길이 열리면서 육지처럼 걸어서 드나들 수 있다. 특히 주변의 섬들과 어우러진 해질 무렵의 낙조모습과 바다위로 달이 떠올랐을 때의 모습이 빼어나서, 사시사철 관광객들은 물론이거니와 사진작가들이 많이 찾아오는 명승지이다.

간월암의 유명세에 걸맞게 전하는 이야기들도 많다. 가장 많이 알려진 이야기로는 조선태조 이성계의 왕사였던 무학대사와 관련된 일화들이다. 간월암은 무학대사가 창건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학대사가 이곳에서 수도하던 중에 달을 보고 홀연히 도를 깨우쳤다고 하여 간월암(看月庵)이라는 이름이 붙었으며 섬 이름도 자연스럽게 간월도가 되었다고 한다. =노교람 기자, 사진=한은희 기자, 동행취재=김명순 기자, 박영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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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월암 낙조

 

간월도와 간월암 그리고 무학 대사

간월도가 예전에는 피안도(彼岸島), 간월암은 피안사(彼岸寺)라고 불린 적이 있다. 원효대사가 세웠다고 하는데 그 출처가 분명하지는 않다. 밀물이 들어오면 물위에 떠 있는 연꽃과 같다 하여 연화대(蓮花臺)라고도 불렀다. 고려 말에 무학 대사가 이곳에서 수행 중에 달을 보고 홀연히 도를 깨우쳤다 하여 암자 이름을 간월암(看月庵) 이라 하고 섬 이름도 간월도라고 하게 되었다. 무학 대사의 득도처였다는 것을 뒷받침하는 것은 대사가 태어난 곳이 간월암에서 멀지 않은 서산시 인지면 모월리이기 때문이다.

무학 대사는 1392년 왕사로서 조선 개국에 참여 했고 한양 천도를 주도했다. 그 공으로 간월도와 인근의 황도를 하사 받아 절을 지었으니 그가 지은 절을 무학사(無學寺)라고 불렀다고 한다. 그 후 조선의 억불정책으로 폐사되었던 것을 1941년 만공선사가 중창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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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콩나물과 미나리가 듬뿍 들어간 소고기 샤브샤브의 얼큰한 맛은 감탄을 자아내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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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월암에서 바라본 빨간 등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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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당 맞은편에 해수기룡관음보살을 모신 작은 전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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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월도 중앙에 자리 잡은 어리굴젓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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