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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시론] 이수영 서산지역범죄피해자지원센터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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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1.05.26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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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1년이 넘도록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 일상에 많은 변화를 가져다주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변화는 마스크가 우리의 일부가 되었다는 사실이다. 불과 1년 전에는 마스크 구매에 요일제가 시행되었고, 약국 앞에 줄을 서는 모습은 뉴스거리가 되기도 했다. 이제는 단순히 마스크를 방역을 위해 착용하는 것을 넘어서 패션화의 양상까지 보이고 있음을 보면서 마스크 트렌드의 변화를 느끼게 된다.

코로나19 이전에 마스크는 주로 환자가 착용하는 물건으로, 먼지 발생이 많은 산업 현장에서나 착용하는 도구 정도로 생각했었던 것이 사실이다. 물론 그런 전통적 사용처에 큰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마스크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는 은행의 ATM기에서는 모자와 마스크를 동시에 착용하면, 카메라가 이를 인식하여 현금인출이 되지 않게 했던 일도 있었다. 이제는 마스크 미착용이 비정상이 되어 버렸고, 오히려 과태료 부과의 대상이 되어 있다.

방역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도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예전엔 필요하다는 생각은 있었으나, 필수적이라는 인식은 드물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여름철 소독차 뒤를 쫓아다니며 동네를 휘저었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다. 해로움을 생각하기보다는 그저 신기하고 재미있다는 생각에 컥컥거리면서도 소독차를 쫓아다녔던 시절이 방역에 대한 추억이다.

명절의 모습도 많은 변화를 보였다. 가족 간의 인원수 제한이라는 상상도 못 할 현상이 현실이 되어 버렸다. 세배를 나누어 가는 진풍경이 벌어진다. 각종 세미나, 포럼은 온라인으로 변신하였고, 코로나 시대에 인맥 다이어트가 필요하다는 얘기도 심심찮게 회자되기도 한다.

학생들에게도 변화가 많다. 대학생들에게는 동기가 누구인지 모르는 것에 낯설지 않다. 입학식도 약식으로 진행되고, 비대면 수업이 주를 이루기에 신입생 환영회로 스킨십을 유도하며 선후배를 익혔던 예전과는 천지 차이를 보인다.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에 이르기까지 봄 소풍, 운동회는 신기한 일이 되었고, 봄, 가을철 수학여행에 대한 아련한 추억을 가지고 있는 우리 세대에게는 요즘의 학생들이 그저 처량해 보이기까지 하다.

소비의 관점에서도 많은 변화가 있다. 예전에는 주로 가성비를 따지거나 경제성, 효율성을 우선시했다면 요즘의 소비패턴은 일정 양상을 찾기 어렵고, 건강, 치유 등의 감성적 소비패턴을 보인다는 것이다. 소위 분리의 소비에서 에고이즘 소비로 전환한다는 전문적 용어가 등장하는 것이다.

코로나 이후의 생활상을 조심스레 예측해 본다면, 아마도 마스크는 적어도 우리의 일부로 진화하여 남아 있을 것이고, 비대면의 생활상도 자연스러운 상황이 될 것으로 보인다. 건강의 관점에서도 치료보다는 예방에 초점이 맞춰지는 패턴이 예측된다. 건강에 대한 관심도가 더욱 증대될 것이며, 소위 가성비 위주의 소비패턴에서 비용을 더 치르더라도 건강에 도움이 된다면, 충분히 구매 의사를 가질 것이다.

코로나19는 정말 많은 것을 바꾸었다. 또 앞으로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모르는 상황에서 정작 우리가 준비해야할 것은 소홀히 하고 있지는 않은지 조바심도 든다. 우리가 준비해야 하는 것은, 무엇을 변화시켰고, 무엇이 변화하고 있는 것에 대한 인식과 기억이다. 따라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이러한 변화를 기록하고 정리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무엇이 달라졌는지 알 수 없는 혼돈과 혼란은 또 다른 코로나 시대를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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