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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로 쓰레기 퇴치 10년

부춘ㆍ팔봉산 지킴이 박재헌 씨…몸에 밴 습관‘쓰레기 줍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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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0.05.06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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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헌_수거모습.jpg
▲박재헌 씨가 팔봉산에서 쓰레기를 수거하는 모습.

박재헌.jpg


박재헌(65ㆍ사진)씨는 산을 좋아한다. 마음 깊은 곳을 정화해주는 산을 오르다보면 정신도 마음도 함께 맑아져 좋다는 그에게는 스스로에게는 쉽지만 누구나 꾸준히 하기는 힘든 습관이 몸에 뱄다. 바로 등산로에 버려진 쓰레기를 줍고 다니는 것이다.

재헌 씨는 현재 서산타임즈산악회 등반대장이다. 전국의 유명산은 안 가본 곳이 없다는 그는 거의 매일이다시피 부춘산을 오른다. 그의 산행 도구는 집게와 쓰레기봉투다. 등산로를 오르내리며 사람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를 수거하기 위해서다.

“전국에 안 가본 산이 없어요. 유명하다는 산은 다 갔으니까. 요즘은 산악회 산행이 없으니 거의 매일 부춘산과 팔봉산을 다녀요”

그가 등산로 쓰레기를 줍기 시작한건 10년이 넘었다. 몸에 밴 습관이라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한번 산에 가면 10L 정도의 쓰레기봉투에 쓰레기를 담아오는 그는 아내가 쓰레기를 가져온다고 싫어할까 봐 아내 몰래 차에 싣고 와서 음료수병과 깡통 등을 분리수거한다.

“이게 몸에 밴 습관이 참 어쩔 수 없어요. 길거리를 걷다가 쓰레기가 보이면 주워 다가 쓰레기통에 버리고요. 지저분한 걸 못 봐요”

재헌 씨는 학창시절부터 공부도 잘하면서 기골이 장대하고 리더십이 강해 언제나 반장을 맡았다고 한다. 군대에서도 이런 자질을 바탕으로 분대장으로 활동하면서 따뜻한 전우애를 보여줘 부대 내에서 항시 우수 선임분대장의 길을 걸어왔다. 이렇듯 그는 젊은 시절부터 남을 위하여 봉사하며 매사 궂은일도 선도적으로 이행하면서 단체를 이끌어 가는 재능이 남달랐다. 이런 남다른 행동이 지금까지 변함없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산을 좋아하는 마음에서 시작했다는 그의 습관이 봉사가 됐다고 설명하는 재헌 씨는 건강할 때까지는 깨끗한 산을 지키는 파수꾼으로 어려운 이웃을 살피는 일을 앞으로도 계속해나갈 생각이다.

“거의 매일 산을 오르고 있다. 그럴 때 마다 엄마 품에 들어가는 듯 편안함을 느껴요. 어머니를 모시는 거라 생각하면 쓰레기 줍는 것은 어려운 일도 아니잖아요? 이렇게 등산도 많이 해서 건강에도 문제없으니 오랫동안 ‘쓰레기 대장’으로 남고 싶습니다” 허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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