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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유쾌하게 뛰겠습니다”

■ 창간 14돌 독자께 드리는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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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9.09.25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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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14주년을 맞아 독자 여러분께 인사 올립니다. 저는 신문제작의 최종 데스크인 편집국장입니다.

이렇게 독자들과 함께 하고자 한 것은 일선 기자들과 더불어 지면을 직접 제작하고 취재ㆍ편집의 책임을 지고 있는 입장에서 독자에게 가까이 다가가고 ‘좋은 신문’을 만들기 위한 새로운 언약과 다짐의 의미로 받아들여주시기 바랍니다.

우선 서산타임즈는‘건강한 지역신문, 끝없는 서산사랑’이라는 기치 아래 숱한 음해와 시련에 굴하지 않고 창간호를 펴낸 이후 서산지역 사회에서 ‘지역신문의 신화창조’라는 과분한 평가를 받으며 14년의 연륜을 쌓기까지 사랑과 성원을 보내주신 독자여러분께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저희들은 창간 당시 ‘서산 뉴스에 최고의 가치’를 둔다고 했습니다. 지역신문의 존재가치는 궁극적으로 ‘지방발전’과 ‘지역정체성 및 지역이익’에 있으며 지역주민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는 존재할 수도 없고 의미도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되돌아보면 지령 1000호를 넘기기까지 저희들이 이러한 창간정신에 부합되도록 신문을 만들어 왔는가에 대해서는 선뜻 “그렇습니다”라고 말씀 드리기는 어렵습니다.

지면에 대한 여러 긍정적인 평가에도 불구하고 솔직히 지방지에 비해 훨씬 못 미치는 제작환경과 여건 때문에 하루하루 쫓기듯 신문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기사 한줄, 제목 하나하나 마다에 ‘독자’를 먼저 떠올렸던 적이 과연 얼마였던가에 대한 자괴와 자성이 앞섭니다.

저희들은 오늘 창간기념호를 펴내면서 다시 초심(初心)으로 돌아가 오로지 독자를 섬기며 이 시대 지역신문이 지녀야 할 시대정신과 기자정신이 듬뿍 배어나는 지면을 제작하겠다는 각오를 새롭게 다지고 실행에 옮기는 노력을 통해 독자들의 성원에 보답하고자 합니다.

시대정신이 투영된 지면을 제작함에 있어서는 억강부약(抑强扶弱)의 기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힘이 한 곳으로 쏠리면 반드시 갈등과 분열, 대립과 이기, 비리와 부패가 생겨납니다. 따라서 권력을 감시하고 비판하면서 약하고 모자란 것은 북돋우고 지나친 것은 제어해 균형을 맞추는 것이야말로 불편부당과 중립과 객관을 생명으로 하는 민주언론의 본질적 가치가 아닌가 합니다.

과도한 중앙집권과 수도권 집중구조를 타파하기 위한 지방분권과 지역균형발전이 이 의제에 부합되며 구석구석 소수의견에 귀 기울여 여론과 뉴스의 다양성을 확보하는 일, 약자 편에 서면서도 편향되지 않는 가치관과 이념적 잣대의 적용 등이 모두 억강부약의 실행 과제들입니다.

이를 위해 우리 스스로 공급자 논리에 매몰되는 유혹을 경계하면서 지역의 다양한 소리를 균형 있게 수렴하는 신문과 독자 쌍방향 참여 프로그램을 추진하는 한편 거대 담론보다는 주민생활과 밀접한 생생한 이슈와 담론들을 도출해 읍면동 단위 지역과 더욱 밀착되고 독자와 친화된 지면을 내놓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공공 저널리즘의 기능을 강화하고 서산타임즈가 적극 참여하고 있는 한국지역신문협회와 충남협의회의 활동을 통해 서산뉴스의 전국화에 앞장서겠습니다.

저희들은 또한 법고창신(法古創新)의 실천에도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옛 것을 취하되 버릴 것은 과감히 떨쳐냄으로써 지역사회에 혁신의 새바람을 불러일으키는 선도역이 되겠습니다.

구시대적인 낡고 뒤처진 사고와 행태로는 급격한 사회흐름에 적응할 수 없습니다. 국가적 과제인 지방분권과 지역균형발전이라는 외적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우리 스스로의 내적 변화입니다. 이것 없이 치열한 지방경쟁시대의 파고를 헤쳐갈 수 없다고 확신합니다. 그 지역사회를 변화시켜가는 주체는 바로 지역주민이며 성장 동력 또한 지역주민을 통해 창출되기 때문입니다.

서산타임즈 지면 역시 변화의 축에서 예외일 수 없습니다. 외형적인 변화 못지않게 기사의 질적 향상을 도모하고 ‘지역신문의 정’으로서의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열정을 쏟겠습니다.

그러나 저희들이 어떤 지면을 내놓든 그에 대한 독자 여러분의 각별한 사랑과 관심이 지속되지 않는다면 모든 것이 무망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서산타임즈는 건전한 소유형태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임직원 전체가 신문경영과 편집의 주체가 되어 열악한 시장여건 속에서 꿋꿋이 성장해온 정통 언론인들이 펴내는 신문입니다. 여기에 다양하게 공감대가 형성된 운영위원과 지역기자들까지 운영과 편집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지역신문의 고충은 사라질 줄 모르고 있습니다. 인터넷에 이어 트위터와 스마트폰 보급 등으로 가속도를 붙인 소셜미디어의 등장으로 뉴스 경쟁이 치열해 졌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지역신문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과 애정도 또 하나의 고충이 되고 있습니다. 지역뉴스가 실린 지역신문을 보는 주체가 지역주민인데 주민들이 지역과 여론을 외면하게 되면 지역언론의 발전은 요원해 질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언론시장 현실에 비춰볼 때 저희의 존재양태 만으로도 충분히 ‘지역신문의 가치’는 있다고 감히 말씀 드릴 수 있습니다.

창간 14주년을 맞아 서산타임즈가 새 건물로 이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요즘 사무실에서는 희망의 향기가 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그것은 다름아닌 ‘독자의 향기’입니다. 창간 이후 지난 14년 동안 묵묵히 지켜봐 온 ‘서산타임즈’독자들이 옆으로 다가와 따뜻하게 어깨도 토닥여 주고 어깨동무도 해주며 힘을 북돋워주고 있습니다.

창간 14주년. 서산타임즈는 다시 시작하려합니다. 새로운 모습으로 지역사회와 독자를 만나려합니다. 신생(新生)의 각오와 혁신적인 지면제작을 통해 역동적인 지역언론으로 거듭 나려합니다. 전국에서 가장 ‘지역의 논리’에 충실한 지역신문의 정형이 되려합니다.

우리의 이러한 다짐과 열정은 시민과 독자여러분의 성원과 채찍으로 더욱 다져질 수 있습니다. 서산타임즈에 변함없는 격려와 사랑, 애독을 기대합니다. 더 유쾌하게 뛰겠습니다. 이병렬 편집국장 겸 대표


서산타임즈 기자 @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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